삼성디스플레이 자문역 추혜용 님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들 앞에, 때로는 멈추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경우, 회의감에 휩싸일 때면 마음속으로 사표를 백 번도 더 내는데요.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두고, 커리어를 지속하고 싶은 헤조 멤버들에게 힘이 될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헤이조이스 연말 파티 <House of Joyce>의 연사,
삼성디스플레이 최초 여성 부사장 추혜용 님의 인터뷰를 만나 보세요!✨
Q. 안녕하세요 혜용 님, 헤이조이스 연말 파티 <House of Joyce> 연사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몇 년 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하신 인터뷰를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뜻의 격언이 특히 기억에 남았어요.
길을 걸어가다 보면 우리를 멈추게 만드는 요인들이 주변에 정말 많습니다. 저는 ‘육아’, ‘관계’, ‘업무에서의 한계’가 그 요인이 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한 번 고민하면 그 요인들이 너무 크게 느껴져 멈추어 주저앉고 싶지만, 두 번 생각하면 조금 늦어졌더라도 다시 걸어야겠다 일어나게 되곤 했습니다. 혹시 스스로가 틀을 만들어 나를 가두는 건 아닌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지 한 번 더 천천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스스로에게 주는 주문과도 같은 격언이었습니다.
Q. 30년 넘게 커리어를 지속해오신 힘이 궁금합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대할 때, 위기와 어려움을 의연하게 이겨내고 나아갈 수 있을까요?
먼저, 기술 개발하는 저의 일을 좋아했고 성과를 이룰 때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 하나의 힘이었습니다. 때로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앞서 말했던 격언처럼 멈추지 않고 도전했고, 그 도전을 통해 성장하며 30년 넘는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겐 등대와 같은 두 딸이 있습니다. 두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또한 어려운 순간을 견딜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이 되었습니다.
쉽게 될 일이었으면 이미 누군가가 이루었지 나한테까지 기회가 오지 않았을 거예요. 예를 들어 연구를 할 때도, 이 세상에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정말 많을 텐데 누군가 풀지 못한 난제이기 때문에 나에게, 우리에게 기회가 온 것이죠. 그 난제를 해결해 내면 그 과정과 결과는 오롯이 나의 성장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라는 그릇은 작은 종지에서 항아리로 커질 수 있을 거예요.
Q. 시야가 좁아질 때, 관점을 새롭게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맞아요. 작은 일이라도 관점이 달라지면, 그 일을 다루는 자세부터 달라져요. 예를 들어 주간 보고, 월말 보고 등 수많은 보고 자리가 있잖아요. 숙제 검사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매일매일 스트레스지요. 그런데 무언가를 ‘얻으러 가는 자리’라고 바꾸어 생각해 보면 조금은 유연해져요. 잘했으면 칭찬을 얻고, 나에게 시간이 부족하면 시간을 얻고, 인력이 부족하면 사람을 얻고, 투자가 필요하면 투자비를 얻으러 가는 자리인 거죠. 팀원들과도 이렇게 눈높이를 맞췄더니 팀원들이 모두 저에게 얻으러 오더라고요.(웃음) 보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때, 동료 혹은 부서원들에게 “우리 이번에는 뭘 얻어 올까?”라고 질문 던져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Q. 어떻게 하면 버텨야 할 시점과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시점을 현명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더 성장하는 방향으로 이동, 즉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응원하는 마음으로 권장하고 싶어요. 다만, 지금 일이 너무 힘들어서 피할 목적이라면 조금 천천히 가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하는 여성들의 난제 중 하나가 육아잖아요. 어쩔 수 없이 다른 선택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죠. 그때는 혼자 다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옛 어른들이 “병은 소문을 내라” 하시잖아요. 고민을 혼자 끙끙 안고 있지 말고 너무 힘들 땐 조금 소문을 내서 도와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 보세요.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보니 항상 길은 있었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헤이조이스 연말 파티 <House of Joyce>에서 만날 일하는 여성들과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고민이 많은 시절을 한 번씩은 다 겪지요. 저도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게 맞나’, ‘이 환경이 나한테 맞는 옷인가’ 등 커리어 고민을 경험하며 33년의 시간이 지나갔는데요. 되돌아보면 고비가 있을 때마다 도와주는 분이 항상 있었더라고요. 어쩌면 여러분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해 주는 사람이 이미 주변에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표현 방법이 서투르거나, 나와 표현법이 달라서 공감의 말로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지요.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은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길이랍니다. 다양한 생각,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나의 시야를 넓히고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경험해 보세요. 이번 헤이조이스 파티가 여러분께 그런 자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먼저 실린 글이에요. 헤이조이스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로 누구보다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여기서 구독 신청하면, 수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