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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리나 작가 Jul 03. 2023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작가님?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비하인드 스토리 2탄

따르릉 따르릉하는 수화음이 들리고 십여 초가 흐른 뒤, 드디어 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리나작가님, 오랜만이에요!


이모티콘을 그리면서 친해지게 된 천윤미 작가님이다.

수화기 너머로 잘 지냈냐며 건네는 내 안부 인사에 활짝 핀 꽃 한 송이처럼 웃으며 인사하는 그의 얼굴이 선연히 그려졌다.

그는 앞선 연은미 작가님과 달랐기에 직진보다는 옆 길을 몇 번 들러줘야 했다.

눈앞에 있는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 왼쪽에 즐비한 이쁜 카페들 한 번 두리번거리고, "어머, 오늘 하늘 좀 봐"라며 청명한 하늘빛도 함께 감상하듯이 말이다.


저기... 작가님, 다름이 아니라 너무 뜬금없긴 한데...
나랑 작업 하나 하지 않을래요?


분명 전화 통화인데 난 왜 그녀의 몸이 서서히 굳어지고 있는 게 상상되는 걸까?

윤미 작가님은 다소 긴장이 어려있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무슨... 작업이요?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는 그에게 내가 무엇을 구상하고 있는지, 얼마나 그의 캐릭터가 이 책에 필요한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이 정도는 해야 그가 용기를 내고 함께 할 것만 같았다.


제가 인간관계를 위한 심리서를 쓰려고 해요.
그런데 삽화가 필요해요.
이루리가 워낙 사랑스러운 캐릭터잖아요?
그 캐릭터가 각 꼭지 말미 한 문장과 어우러져 있었으면 해요.
딱! 어울리거든요.



그는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어... 제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예상했던 반응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행여 이 행보에 짐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그보다는, 설렘이 꿈틀대는 그의 깊숙한 내면에 대고 난 소리쳤다.


"당연하지!
힘들 땐 내가 힘이 되어드리리다!"



'내가 왜 저렇게 호언장담을 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대책 없이 외쳤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함께 하고픈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또한 그 어떤 어려움이 그에게 닥쳐도 어떻게 해서든 도와줄 요량이었다.



다 함께 하면 딱딱한 돌덩어리도 잘근잘근 씹어먹을 수 있으리.


뭐 이런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불과 몇 초가 지나지 않아 그가 나처럼 굳세게 답했다.


" 해볼게요!
   제안해 줘서 고마워요, 리나작가님! "



낯설었다.

지금껏 알고 있던 윤미 작가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대차고 빠른 반응에 내심 놀랐다.

내향형에, 다소곳한 그에게 사실 야무진 꿈과 용기가 용솟음치고 있었다는 걸, 난 그날 비로소 내 두 귀로 확인했다.


이렇게 생각보다 그림작가님들과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아마 그들이 흔쾌히 내 손을 덥석 잡아준 건 나라는 사람을 믿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더욱 그리고 더더욱 작가님들께 감사했고, 이날 다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집필하겠노라고.



하나 두 번째 책 집필을 위해 호기로운 다짐을  그날, 제자리에서 서서 지도 위에 그려진 현 위치와 목적지 사이의 거리를 파악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To be continued...


1화 - 저와... 이런 책을 만들어보지 않으시겠어요? (brunch.co.kr)




이 이야기는 관계심리서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이 만들어진 비하인드 스토리로, 한 점의 허구 없이  몇 화에 걸쳐 연재됩니다.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만나 보기


#상처받지않는관계의비밀 #화제의신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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