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힙합을 출 수 있다.
You know it’s real
when you are
who you think you are.
- Drake
래퍼만이 힙합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비보이나 그라피티 아티스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수제 레몬 에이드가 끝내주는 우리 동네, 무드 만점, 낮은 조도 카페 사장님과 그 손님도 힙합을 마실 수 있고, 두툼한 치킨 패티가 환상적인 힙한 햄버거 가게 점장님과 그 친구들도 힙합을 먹을 수 있다. 삼면이 꽉 막힌 파티션 속 중소기업 대리님과 그녀의 못된 남자 선배도 힙합과 함께 일할 수 있고, 밤샘 과제 속 피로 물질로 얼룩진 대학원생과 그 친구의 새벽도 힙합 한 고비만 넘으면 뿌듯한 아침이 될 수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3살 배기 아들이 세상을 떠나 슬플 때 춤을 춘 반면, 순정 만화 속의 누군가는 슬플 때 힙합을 추었다. 아이를 재울 때 무슨 노래를 불러주느냐는 데이비드 레터맨의 물음에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프리스타일 랩을 해준다고 답했는데, 달콤한 꿈에 젖어들며 곤히 잠들기 직전인 아이에게 불러주는 프리스타일 랩은 기분 좋은 자장가라기보다는 기분 나쁜 각성제와 같은 역할을 하진 않았을까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힙합은 다만 랩 스킬이나 패션 센스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쓸 때도, 일을 할 때도, 운동할 때도, 독서할 때도, 사랑할 때도 힙합하며 산다. 그리고 나도 가끔은 슬플 때 힙합을 춘다.
[슬픈 춤을 추기 좋은 비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