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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Jan 31. 2023

힙합이란 무엇인가?

힙합은 술 취한 호랑이다.



"본문 중간에서 소개하는 DT 노래들 꼭 한 번씩 들어봐 주세요."



Tangible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들으면 늘 ‘기분’이나 '느낌’으로만 설명하기 급급했던 '힙합’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구체화되는 듯하여 ‘말’로 명쾌하게 떠들고 싶은 충동이 인다.


또 ‘힙합’을 흉내 내는 어떤 Z세대 소속 자칭 래퍼 겸 실상 인플루언서들이 잔뜩 어지럽힌 ‘삶을 대하는 태도’로서의 ‘힙합’의 정체가 눈앞에서 명확해지기도 한다.



“힙합이 뭐죠?”

“너도 힙합이고, 나도 힙합이고, 다 힙합이야. 힙합? 하나의 방법, 유남생?"


<까불지 마> 중에서






Drunken Tiger


내 학창 시절과 함께한 DT의 1, 2, 3, 4, 5, 6, 7, 8집.


연보라색 띠를 두른 SONY의 G-PROTECTION 워크맨 속에서 그것들은 쉴 새 없이 빙글빙글 돌았다.


그중에서도 3집과 5집은 마치 지들이 코끼리 코라도 된다는 듯 뒤탈 걱정 안 하고 더 열정적으로 돌았다.


CD 한 장 또 살 돈이 없어 조마조마하던 시절의 일이다.




Q. 위에서 두 번째로 보이는 외국인은 누구일까요?




Hiphop is


“둥그런 헤드폰은 내 귀를 꽉 잡아. 귀 고막을 진동시키는 리듬의 전율은 내 척추를 타고 내 영혼의 전부를 심장 속으로 빨아들였다 또 내뱉었다.”


<매일 밤 01> 중에서


힙합은 솔직하기에 위대한 자기 고백이고, 짧은 공간 속에서 폭발하는 극적으로 각색된 몇 분(分) 형의 진실이며, 영문을 섞어도 눈치를 주지 않는 한국인의 예외적 배려이자 영작은 못 해도 발음만은 끝내주는 대한민국 사교육의 기적과도 같다.







“꿈을 찾아 microphone과 연필을 꽉 붙잡았네. MTV의 래퍼들은 미래 내 모습. 꿈을 키워 벽과 battle, 끊임없는 연습하던 유난히 더웠던 그 밤은 친구의 생일날, 전화벨이 울린 새벽 아침 과연 누굴까? 차갑고 침착했던 간호원의 목소리는, 친구의 죽음을 내게 알려주고 끊어버리는, once upon a time, 나의 어리석은 방황, drop a nickle bag of dime, 얘기의 배경은 타향”


<Once upon a time(나의 어리석은 방황)> 중에서






힙합은 거침없는 신념의 고백이고, 책임 있는 소신의 표현이자 세련된 방식의 정치적 관심과 사회적 참여 그리고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다.




“총알보다 무서운 건 MC의 철학, 내 Philosophy”


<뿌리(Foundation)> 중에서




“다 잘났다고 욕하고 싸우고, 힙합, 유남생? 너도 힙합이고, 나도 힙합이고, 다 힙합이고, 힙합은 사는 방법”


<Skit #4> 중에서




“진실만 말하는 거리의 시인들, 하지만 너의 편견에 빠진 우리 아이들, 인생의 아픔, 기쁨 모두 다 들어봐야 해. 가식으로 엉킨 세상 풀어줘야 해.”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중에서




“울려 퍼져 내 음악이 All Day, 바쁜 사람들은 먼저 보내, 아픈 사람들의 병이 완쾌되길 바라는 나의 노래”


<Body, Body(깨달음의 작은 비밀)> 중에서









힙합은 시작점이 증명하는 무수한 갈래이고,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성의 예술이며, 인생을 몇 번 사는 간접 체험의 기술이다.



“난 갱스터가 됐다 머릿속 적들을 모조리 쥐어 팼다 권총들을 들고 난 내 힘을 과시했다가 CDP의 곡들이 바뀔 때마다 New york, Chicago, L.A to Miami, play button만 누르면 난 어디든지 가지. 가끔은 저 섬나라 Jamaica, Jamaica 해변가의 Rasta가 돼 내 살을 태운다.”


<매일 밤 01> 중에서






힙합은 은유와 비유의 문학, 말장난으로 진리를 숨기는 위로의 메시지 그리고 즐거움의 노래!




“시간의 돛단배를 타고 날다 찾은 작은 행성, Rhymonic storm을 뚫고 난 간신히 착륙했어.”


<주파수> 중에서



“돌고 도는 세상에 어지러 내 맘은, 또 달은 푹 파여지고 얇아져 지갑은, 인생이란 돌고 도는 도로 아미타불, 주르륵 내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


<기우제(뭐꼬!)> 중에서



“삶이란 NG, 아니, 끝없는 NG. 괜히 말없이 돌아보며 웃게 되겠지.”

“훌훌 털어가며 짐을 덜어 가래침을 뱉어 Let This Rhythm Rock Yall”


<Liquor Shots(술병에 숟가락)> 중에서



“치료해 줘. 내 마음 병에 만병통치약은 Rap”


<60 Percenta Zen> 중에서







Shortcut


진또배기 한국 힙합을 이해하려면 역힙꼰의 진리를 되새기며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먼저 공부하는 것도 슬기로운 답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이 땅에 태어난 것, 진짜를 보여준 것 뿐, Yo 나의 등장은, 가짜들이 원치 않던 natural disaster, 이미 늦었어 나를 막기는, 난 내 일처럼 다가서"


<Symphony 3> 중에서





그리고 마지막 티.엠.아이



A. 정답은 마이크 아미리였습니다.




드렁큰 타이거 3집 앨범의 꽤 많은 트랙에서 활약한 래퍼 MICKI EYES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요?


이 형은 시간이 흘러 저스틴 비버가 사랑하고 여러 미국 래퍼와 스포츠 스타들이 즐겨 입는 LA 기반의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AMIRI를 창업하게 됩니다.


MICKI EYES의 다른 이름은 곧 Mike Amiri인 셈이죠. 개취 브랜드는 아니지만, 드렁큰 타이거의 3집 앨범을 한 바퀴 돌리면 괜히 ‘아미리’ 한 벌 사 입고 싶어져요.


아~ 진짜 미리~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스눕피의 힙합 단상]

https://brunch.co.kr/@0to1hunnit/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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