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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Jun 06. 2023

미니 치즈 케이크

위로의 마음을 담아 정성을 다해 만들었어요






 지난주 친구의 나이 많은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소식을 듣고 어떡해야 하지 고민하다 몇 시간 후에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했다. 슬픈 일을 겪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락하는 게 좋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만큼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치즈케이크를 만들고, 짧은 편지를 썼다. 내용이 전부 기억나지 않지만

”슬픈 일이 틈도 없이 연달아 왔네요. 동물들은 너무 착해서 무조건 천국에 간대요. 지금 너무 그립고 슬프겠지만 천국에서 다시 아기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앞으로 착하게 살아요.“

정확히 기억나는 문장이 딱 세 줄밖에 없다.


 오늘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가족 중 가장 강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낸 어머님께 편지를 보여드렸는데 어머님께서 너무 감동받으셨다며 고마움의 인사도 전달받았다. 심지어 편지를 액자에 끼워 걸어두셨다는 말을 듣고 몸 둘 바를 모르게 되었다.


아마 친구의 어머님은 지금 너무 슬프고 괴롭기 때문에 작은 위로의 말도 어마어마하게 따뜻하게 들리시는 걸 수도 있다.


연신 고맙다고 하는 친구가 눈앞에 있었다면 나도 같이 큰절을 하고 싶을 만큼 송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치즈케이크가 맛있다고 하시며 두 조각이나 드셨다고 하니 분에 넘치는 칭찬을 들은데 대한 보답으로 다음에 또 치즈케이크를 만들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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