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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로 패지 말자, 나는 ‘희망’을 선택한다.

by 권상민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크게 성공을 경험한 분들 중에도 여러 창업자분들이 책을 쓴 것으로 들었다.

다만,나는 읽고 싶은 사람, 분야의 책만 보다 보니 스타트업과 연관된 책은 피터 틸의 책 두 권만 읽은 것이 전부이다.

(피터 틸은 요즘 그 유명한 팔란티어를 만들었고, 초기에 앨런 머스크와 페이팔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매각시킨 경험이 있다.)


어제 어떤 SNS에서 현재 창업하여 매출을 잘 내고 있는 팀의 대표가 다른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쓴 책의 리뷰를 올린 것을 봤다.

리뷰만 봐도 그 책이 솔직하게 뼈를 깎는 경험을 소개하고, 그 경험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과정을 소개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리뷰하신 분은 현재 스타트업 대표이사로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쓰셨다.


그 순간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지치고 지친 스타트업 씬에 있는 사람들에게 팩트로 패고, 정신 바짝 나게 하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스타트업 씬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더 넓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더 다양하게 포용할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써야 할까?


전문적인 지식에 대한 글의 깊이를 어디까지 두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종종 고민을 했다.

‘이렇게만 하면 된다’를 알려주는 방법서, 메뉴얼처럼 세세하게 창업과 관련된 스킬을 한 번 적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아직 시장에, 독자에게, 출판 관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나라는 존재가 그래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은:

1. 대기업 출신이 스타트업 창업을 했다.

2. 그렇게 창업을 했는데 6년 이상 안 망하고 버텼다.

3. 그 과정에서 100억 이상 투자금을 유치했다.

4. 이제는 연 매출 100억을 초과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5. 대표가 특이하게도 미국보험계리사ASA라는 일반인은 들어보지도 못한 보험업계 전문가이다.

전문지식을 테마로 잡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나씩 기술하는 것은 어쩌면 쉬울수도 있고 과거를 처절하게 복기하면서 잘 된 것은 잘 된 대로, 안 된 것은 안 된 대로 반성하면서 쓰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내가 가진 뾰족한 정보, 창업자로서, 보험 전문가로서 더 깊은 정보를 썼으면 좋겠다고 하는 출판사도 있었다.


다만 나는 첫 날 쓴 글의 주제부터 후자를 선택했다. 전문적인 지식의 범주를 벗어났다.

내가 다시 창업을 할 것도 아닌데, 유성룡의 징비록과 같이 이것은 잘했다, 저것은 못했다와 같이 복기하고 싶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가장 만족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내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게 되고, 글의 방향이 진행된다.

이 글을 통해서 내가 희망을 얻을 수 있고, 긍정적인 미래를 만날 수 있음을 쓰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지친 나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포기하지 말고 쭉 해.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공감하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나타나면서 더욱 기운이 났다.

비슷하구나, 내가 생각한 바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구나.


자극을 필요로 하는 시대이다.

썸네일도 자극이 필요하고, 한 눈에 확 이끌리게 고객을 끌어 모아야 한다.

3년전에 처음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보험과 관련된 지식 위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그냥 보험관련해서 내가 하고 싶은, 고객이 궁금하다고 판단하는 것만 몇 십 편 만들다가 말았다.

그때는 썸네일에 대한 기획도 몰랐다. 자극적이지 못했고, 그렇다고 내가 확 뜨겁게 끌리는 주제도 아니었다.

숙제하듯이 영상을 만들었다.

이 내용 중요한데 해야겠다 정도로.

만드는 방법론도 서툴고, 준비하는 자의 자세도 열정이 뜨겁게 있지 못하니 결과는 좋을 리 없었다.

이런 경험을 해서 그런지, 지금도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글을 쓰는 것은 주저해 진다.


사실, 물건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 큰 시장을 봐야 한다.

만약 내가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책을 쓴다면 더욱 후자, 즉 전문지식이 아닌 일반인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스타트업과 관련된, 창업과 관련된 실제 정보를 필요로 하는 분 보다는 일단 용기를 내고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하는 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출판사는 인지도 없는 작가가 이런 말을 하면 안 팔리는 것을 알겠지? 그러니까 무엇인가 차별화된 글, 전문성을 충분히 녹인 글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꼭 명심할 것이 범용성과 차별성이다.

이 제품, 서비스가 얼만큼의 시장을 타겟팅하고 있는지 꼭 확인한다.

특히, 투자를 앞두고 있는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이 집요하게 물어본다.

현재 직접적으로 연관된 시장규모는? 여기서 한 발 더 확장된 규모로 볼 수 있는 시장규모는? 종국에는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시장규모는? 이렇게 삼단계로 구분해서 제출해달라고 한다.

그래서 아주 작은 뾰족한 시장만 건드린다고 하면 좀처럼 투자 받기 어려운 것이다.


인지도 없는 사람이 좀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명 한 명, 만족하는 고객이 나타나야 한다. 그 만족한 고객이 바이럴을 만든다. 소문이 조금씩 나고 또 나고 하다보면 1명, 10명, 100명 이렇게 (유료)고객이 확대된다.

나는 종종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유료고객 1,000명을 만든 순간 당신의 사업은 궤도에 올라간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끝낸 고객이 아니라 나를 인정하고, 나를 이해하고, 나와 함께 가려는 내 팬과 같은 고객이어야 한다.

지금 글을 막 쓰기 시작한 나와 같은 사람이 범용성을 추구하고 싶다면, 아주 작은 차별성은 하나 가지고 와야 한다.

최소한 나는 다른 글 쓰는 사람과는 이것이 다르다.

나는 다른 사람과의 글쓰기와 차별성에서 나의 그 전문지식을 약간만 응용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내 삶이 차별화의 주제인 것이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본인의 가슴이 가장 끌리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시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범용성을 가져야 한다.

꾸준히만 한다면 반드시 당신,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는 알려질 것이다.

단, 남들과 다른 단 한개의 차별성은 꼭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한 명씩 당신의 고객이 만들어지면 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는 멀리 있는 말이 아니라 당장 적용 가능하다.

당신의 팬, 천 명을 꼭 만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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