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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명에게 전화하기–실행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by 권상민

10,000명에게 전화한다는 것은 미친 일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업을 일구는 사람이라면, 대표라면 꼭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사무직으로 일을 할 경우 종종 현장과는 괴리가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과 상담해 보면 이런 것을 원하는데, 사무실에 앉아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면 자꾸 다른 곳으로 간다.

삼성화재에서 보험상품을 개발할 때도 그랬다. 매일같이 상품개발을 고민하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고민을 하다 보니 현장감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런 경우 일단 보험을 파는 보험설계사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부족한 고객과 시장의 니즈를 확인하기도 했다.

예산이 좀 여유가 있으면, 본사에 고객들을 모시고 Focus Guided Interview, FGI라고 해서 고객으로부터 직접 니즈를 듣는 상품개발도 아주 가끔 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니 확실한 것은 있었다. 여기는 매우 빨랐다, 듣고 행동하고 즉시 만들었다.

예를 들어, 특급 보험설계사들(연봉이 5억~10억)되는 사람들을 모시고 어떻게 해야 보험상품을 잘 팔 수 있냐고 물었다.

아주 간단한 기본원리를 알려줬다.

고객에게 뭔가를 주어야 고객도 고마움을 느끼고 보험을 가입할 것 아니냐?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설계사여도 고객이 못 받은 보험금이 있는지 확인을 다 해주고, 심지어 위임장을 가지고 병원가서 의료비 영수증 서류를 발급 받아서 보험금을 받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인터뷰 후 약 3개월만에 MVP(시장의 니즈를 최소로 확인하는 제품)을 냈는데 그게 터져서 지금까지도 약 4년 반 가까이 회사의 가장 큰 서비스가 되었다.

초기에는 고객 상담원이 없었다. 내가 직접 법인폰으로 고객에게 문자를 드리고 처리과정을 안내했으며 불만도 직접 다 들었다.

내 기억에는 전문 상담체제가 잡히기 전 초기 6,000명의 고객은 내가 담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때도 옆에서 보기 좋다, 아니다 하는 의견이 갈렸다.

대표가 고객님 전화 하나하나 받는게 맞냐? 아니냐? 인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우리가 그런 것이 어디있냐의 심정이었다.

지금 고객과 직접 말을 하고 이야기를 해야 고객께서 이해하시지의 심정이었다.

초기의 위기를 그렇게 무사히 넘긴 경험이 있었다.


최근에 다시 고객에게 연락을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CRM, 고객 관계 관리라고 하는데 이것을 실험을 해야 한다.

고객에게 직접 아웃바운드로 연락 드리고 고객의 의사를 들어봐야 한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이런 장점이 있는데, 괜찮으시냐?고 물어봐야 한다.

이전의 불만 응대 수준이 아니다.

아웃바운드로 고객에게 전화를 해주는 업체도 많다.

사실 그런 업체들은 나와 연락이 되면 본인들이 이 일을 맡아갈테니 넘겨달라고 한다. 그리고 수수료를 주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렇게 핵심고객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맞는가? 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지금 고객에게 이 서비스를 제안했을 때 뭐라고 하실 지, 내가 제일 먼저 알고 싶었다.

안 되겠다. 첫 한 달, 두 달은 내가 직접 콜 해보고 고객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 지 판단해야 싶었다.

대략 목표를 정했다.

오후에 집중하면 하루에 50콜 정도를 할 수 있다. 한 달 20일동안 일단 1,000콜을 먼저 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파악하면서 10,000명을 대상으로는 내가 직접 콜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직원들과 다시 한 번 설득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나도 고객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드려야 하고, 짧은 순간에도 고객이 납득이 되도록 조리있게 설명을 해야 한다.

물론, 상당히 많은 거절이 이뤄진다. 그런데, 응당 그 부분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어떻게 한 번에 오케이를 하면서 샀겠는가?

나는 계속 이야기를 한다.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내가 지금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반드시 고객의 목소리를 수집해야 한다. 정말 날것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그런 기회는 둘도 없는 찬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 내가 만든 서비스와 제품에 의견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해야 한다.


퇴사를 하고 처음 사업을 시작하거나, 영역개척을 새롭게 해 본 사람이면 안다. 첫 고객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소중한 첫 고객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야 한다.

콜드 콜, 아웃바운드 콜 원래 어렵고 두렵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하라.30초 또는 1분의 이야기를 나눠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고객과의 짧은 대화의 순간에서 무엇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가장 꺼려하시는지 빨리 캐치해야 한다.

두려움을 떨치고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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