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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Oct 08. 2022

청년작가 박범신

아프니깐 생각난 은교 이야기

강경의 복어탕 맛집. 아프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오늘 아침 병원에서 날이 쌀쌀해지니 갑작스레 강경에서 먹은 시원한 복탕이 생각난다. 여러 유명인들이 인정한 맛집이지만 어떤 이들은 이 전통 있는 식당의 복탕 맛이 형편없다 말한다.


그리고 또 생각난 강경에서 꿈을 키운 소설 ‘은교’를 쓴 박범신 작가. 난 10년 이상 가수라는 꿈을 꾸었다. 이룰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을 정도로 갈구하던 그 꿈. 하지만 그 꿈은 이룰 수 없는 '환상 속의 그대' 였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그리고 내 환경과 실력이 그 꿈을 가지기엔 내가 너무 보잘것이 없었다.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은교다. 바로 이루지 못한, 가질 수 없는 간절한 꿈.


하지만 시종일관 실사 영화 속 은교는 책을 먼저 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이 영화의 원작자를 색욕이 가득하고 노욕이 가득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고 미디어는 그를 성에 대해 아주 솔직한 사람이라 포장하며 아주 저질스럽고 난감한 질문들을 하기에 바빴다.


오늘 아침, 과거 너무 맛있게 먹은 복탕과 함께 다시금 떠오른 여든이 다 된 청년 작가 박범신. 그는 코로나 시기에 폐암 수술을 했고 현재는 회복하여 건강히 지내고 있다. 심지어 그에 대한 기사를 취재할때 그는 그의 소설 '소금'을 배경으로 한 강경산(옥녀봉)을 함께 오르기까지 했는데 등산을 하는 동안 나는 땀을 뻘뻘 흘렸지만 그는 암 환자라 믿지 못할 정도로 거친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주변 경관을 설명하는 훌륭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쓴 작품의 유명세와 더불이 평생 그를 따라다닌 여러 가지 구설 덕에 그의 인생을 태워가며 수도 없이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불을 붙였을 담배. 그래서 암병까지 얻었겠지만 내가 직접 만나서 본 선생의 눈은 과거 그렇게도 수많은 원망의 담배를 태웠다고 하기엔 아직도 너무 순수한 소년과도 같아 보였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선의 아나키스트 허균 선생이 생각이 났다. 그가 꼭 문화예술계의 허균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아나키즘이 바로 46년생 박범신을 아직까지 청년작가라 칭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시 그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나도 건강관리 좀 잘해야겠다.


#박범신 #은교 #청년작가 #강경 #복어탕 #소금문학관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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