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을 뛰어넘는 스케일 '글래디에이터 2', 세계 최초 개봉
11월 13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영화 '글래디에이터 2'를 2D 상영관에서 관람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글래디에이터 1편'에 대한 의리 때문에 예매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지어 시대 배경은 다르지만 작년 12월 개봉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처럼 스케일은 크지만 지루한 서사를 이어나가며 긴 러닝 타임에 하품만 유발하는 게 아닐까? 다시 한번 거장을 의심하며 영화를 관람했다.
하지만 148분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동안 내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왜 이런 대작을 아이맥스로 볼 생각을 안 했을까?"였다. 그만큼 영화는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펼쳐지는 검투사들의 액션을 완벽하고 현실감 있게 영상에 담아냈다.
단, 영화의 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상상한 대로 이변 없이 흘러갔다. 하지만 노장의 관록이라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자 1편과 거의 다름없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물론, 전작이 너무도 화려했기에 그 영광을 능가할 정도의 감동은 아니지만 영화는 마지막까지 2005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했던 '킹덤 오브 헤븐'이 연상되게 만들 정도의 웅장함이 있다.
다소 우려되었던 주인공 캐릭터는 아버지 막시무스 이름으로 정의를 실현해 나가며 주인공이 왜 전작처럼 검투사로 재등장했는지 강한 명분을 실어준다. 이 때문에 전작과 후속 편과의 스토리 전개가 어색하지 않았고 24년 긴 시간 후속 편을 기다린 팬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하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1954년생, 우리 나이로 칠순을 넘긴 배우 덴젤 워싱턴의 연기는 완벽함을 넘어서 실제 로마 시대의 원로를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또한 시간도 피해 나간 듯 보이는 그가 1996년생 신예 배우 폴 매스칼과 대립하며 20대인 그와 대등한 몸싸움을 하는 모습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기 전까지 펼쳐지는 압도적인 스케일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었고 현실로 착각할 정도의 CG는 제작비 약 3억 1000만 달러(한화 약 4360억 원)가 들어간 이유를 관람객들에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참고로 2편의 제작비는 전편 1억 3000만 달러에 비해 대략 3배 이상 들어간 비용이다. 영화 개봉 전 이미 3탄을 준비 중이라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말에 쿠키 영상을 기대했지만, 쿠키 영상은 없었다. 긴 시간 몰입해서 영화를 보느라 화장실을 참고 계셨던 분들은 영화가 끝나면 바로 나오셔도 되겠다. 현재 영화는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 8.16,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누적 관람객 7.5만 명을 기록하며 개봉 2일 차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