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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Nov 15. 2024

투병중, 내가 끝없이 도전을 하는 이유

그 언젠가 먼훗날에, 반드시 넌 웃으며 말할거야…

2016년 재창업 후 매출이 전혀 없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다. 대학에서 관광학과 영어를 전공하고 학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전기·전자 분야의 제품 연구개발과 제조 사업을 시작하면서, 내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사용자들에게 인정받으려 발버둥 치며 살아온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해외 전시회에서 만난 바이어들의 연락이 끊기며 사업을 포기하려 마음먹기도 했다. 당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 기술을 적용한 에코프렌들리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려던 시기라 좌절감이 컸다.


가정의 살림은 더욱 어려워졌고, 아이들 학비까지 걱정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세 통장을 만들어 세금을 꼬박꼬박 모아 납부했다. 당장 가계가 어려워 부가세를 써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이마저 지키지 못하면 사업가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버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마음가짐 때문인지 국외보다는 국내에서 먼저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매출은 아니지만 매년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심지어 유명 홈쇼핑에서 투자 제안과 상품 판매 요청까지 들어와 신이 났다. 지금껏 비주류라 불리던 환경 분야의 아이디어를 제품화시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호하려 했던 내 지난날이 드디어 세상에 인정받는 듯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렇게 즐거운 고민을 하던 2023년 4월 1일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1975년생으로 아직 지천명의 나이도 안 된 젊은 사람이었는데도 대학병원에 실려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극적으로 깨어나 재활치료까지 1년여를 받았다. 어지럼증과 편마비에 시상통이 와서 움직임이 불편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바이어들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학교에 다니는 큰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스페인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MWC 2024 전시회에 한국 기업으로 참가했다. 현재는 투병 중인 내 상황 덕에 성장세였던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그래도 얼마 전 세계적인 가전 전시회의 2025 CES(Consumer Electronic Show) 혁신상에도 도전했다. 아쉽게도 혁신상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난 아직 아무것도 포기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며 "네 건강이나 챙기라" 말하지만, 나는 이 모든 상황을 개의치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 하리라 다짐해 본다. 이유는 어려운 상황 속 도전은 우리의 삶 속 힘듦을 상쇄하고 희망과 용기를 만들어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염되어 서로를 지지하는 문화로 형성될 거란 믿음 때문이다.


"그 언젠가 먼훗날에, 반드시 넌 웃으며 말할거야

지나간 일이라고..."


- 넥스트 2집 (The Return Of N.EX.T Part 2: The World) Hope 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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