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밖에 없었을까?” , 인사 논란의 시작!
최근 이재명 정부의 인사 발표가 나올 때 들리는 말이 있다.
"정말 이사람 밖에 없었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저런 이력을 가진 사람을 쓸 수 있나?”
최근 과거 다른 진영에 있었던 인사가 지명되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자진사퇴 했다.
진영 논리의 벽은 높고, 사람에 대한 평가 기준은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우리는 인재를 평가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봐야 할까?
그의 과거? 충성심? 아니면, 그가 앞으로 해낼 성과?
고전에서 길을 찾다 – 첫번째, 관중과 포숙아
이 이야기를 풀어보기 위해 먼저 고대 중국 고전을 살펴보자.
우리에게 ‘관포지교’로 잘 알려진 두 사람, 관중과 포숙아.
이들은 친구 사이였지만, 서로 다른 주군을 모신 정치적 경쟁자였다.
심지어, 상대편 주군을 죽이려는 시도까지 했다.
결국 포숙아가 모신 소백, 즉 후에 제환공이 된 인물이 왕위에 오르자, 관중은 역적이 되어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때 포숙아가 환공에게 말했다.
“관중은 나보다 나라를 더 잘 다스릴 사람입니다.
나라를 위한다면, 제가 아니라 관중을 재상으로 써야 합니다.”
결국 관중은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사람, 또한 자신의 주군을 죽인 사람의 정부에서 최고 권력자가 됐다.
그 결과, 제환공은 중국의 패자에 오를 수 있었다.
고전에서 길을 찾다. 두번째 - 또 한 명의 전략가, 위징
당나라 태종 이세민의 책사 위징은 원래 태종의 형인 이건성을 섬겼다.
그는 이건성에게 이세민을 경계하고, 제거하라고까지 조언했다.
그런데 태종이 형제를 제거하고 황제가 되자, 위징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태종앞에 끌려간 위징은 담담히 말했다.
“저는 제가 모신 주군에게 충성을 다한 것입니다. 관중이 그랬던 것처럼요. 제 충성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놀랍게도 태종은 그를 용서할 뿐 아니라, 가장 신뢰하는 참모로 삼았으며, 언제든 자신을 위해 직언을 해 줄것을 부탁하였다.
다시, 지금 한국으로
이제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관중과 위징이 오늘날 한국에 환생해도 중용될 수 있을까?
정적을 섬겼던 이력, 자신을 죽이려 했던 과거, 진영이 다른 정치 성향…
우리는 그런 사람을 진짜 능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진영의 색깔만 보고 낙인을 찍고 마는 걸까?
정치와 인사,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
오늘날 정치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인사를 보면, 진영의 벽은 여전히 두텁다.
이재명 정부의 최근 인선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아쉬운 점은 대통령실이 단순히 누가 추천했는지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어떤 능력을 갖추었는지, 왜 이자리에 적합한지,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 이런 설명과 함께 성과 중심 평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인사는 갈등의 대상이 아니라 기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지금 진영의 충성심과 국가를 위한 실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의 충성만으로 평가받는 것도, 과거의 이력만으로 낙인찍는 것도 모두가 손해다.
"당신이라면 관중을 재상에 앉힐 수 있습니까?"
"당신이라면 위징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이, 오늘 우리가 진짜 ‘인재’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