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휴, 떠돌던 시간이 닿은 자리 김삿갓면

by 원 시인

떠돌던 시간이 닿은 자리, 김삿갓면

김삿갓 (8).jpg

영월에는
김삿갓면이 있다.

사람의 이름이
지명이 되었다.


삿갓을 쓰고
길을 떠돌던 시인.

정착하지 않았고
머물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영월에 남았다.

유적지는
화려하지 않다.
묘역은 낮고
산은 조용하다.


계곡이 흐르고
바람이 잦다.

그는
세상을 비웃었고
스스로를 숨겼다.


삿갓 아래에서
얼굴을 가렸지만
시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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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은
왕을 품었고
광부를 품었고
별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한 유랑 시인을 남겼다.


김삿갓은
정착의 상징이 아니다.

떠도는 시간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길은 멈춘다.

유랑은
끝났고
이름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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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면이라는 표지판은
도시가 한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말은 가볍고
풍경은 깊다.

떠돌던 시간도
어딘가에는 닿는다.

영월은
그 닿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