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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두들 Mar 13. 2024

'캘리포니아'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캘리포니아'를 주제로 하는 독특한 테마파크,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Disney's California Adventure)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실까? 아마 테마파크에 관심이 있거나 미국에 살지 않는 이상 처음 들어보시는 분이 많을거다.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리조트(Disneyland Resort)에는 2개의 디즈니 테마파크가 위치하는데, 하나가 우리가 흔히 아는 세계 최초이자 오리지널 디즈니랜드(Disneyland)이고 또 하나가 바로 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Disney's California Adventure) 테마 파크이다. 같은 디즈니랜드 아니야? 할 수 있지만 디즈니랜드와 엄연히 다른 테마 파크인 것이다.


심지어 디즈니랜드 입구 바로 맞은편에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입구가 바로 위치하기도 한다. 이 두 개의 테마 파크를 이어주는 곳을 디즈니랜드 에스플라나데(Disneyland Esplanade) 광장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디즈니랜드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인지도와 인기, 낮은 입장객으로 인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이 곳을 디즈니랜드인줄 알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유투버들의 영상을 보면 여기가 디즈니랜드인줄 알고 다녀온 영상도 있고, 참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고...


또다른 디즈니랜드이기도 한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는 디즈니랜드에 있는 성도 없고 피터 팬도 없고 스페이스 마운틴도 없고 미키의 집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즈니랜드 말고도 또 다른 디즈니 테마 파크가 있고, 두 테마 파크를 혼동하지 말고 제대로 선택해서 즐기거나, 둘 다 즐기시라는 마음에서 이런 글을 쓴다.


그렇다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가 대체 뭐길래 디즈니랜드와 뭐가 그렇게 다른 것일까?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정말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다. 캘리포니아 모험 그 자체다. 미국에서 가장 다양하고 매력적인 명소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 그러니까 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 자체를 테마파크로 공간 연출한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금문교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입구, 월트 디즈니가 만화영화 산업에 뛰어들었던 30년대 할리우드 거리, 샌 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 워프가 연상되는 퍼시픽 워프 푸드 코트, 요새미티 국립 공원이 연상되는 그리즐리 곰들이 사는 바위산 구역, 과거 부둣가 판자 놀이공원 감성을 담은 해안가 카니발 구역까지.. 어느 정도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역적 특성을 이해해야지만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라는 것을 잘 이해할 수가 있겠다. 그리고 2001년에 개장하여 개장한지 이제 20여년 정도가 되는 테마 파크이다.


우리나라로 예를 들자면 강원 대모험이라는 테마파크를 만들어 태백의 탄광을 재현한 탄광열차와 스케일을 축소해서 경포대의 바닷가를 재현하고 울산바위를 본따 만든 바위 사이를 막 탐험하는 어트랙션등을 만든다.. 뭐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입구 디자인이다. 리뉴얼을 한번 한 관계로 처음 개장때와는 조금 다른 입구 디자인으로 지어졌는데 아무튼 현재의 모습 사진이다. 과거 3~4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아르 데코(Art Deco) 스타일로 지금은 화재로 소실되었지만 과거 실제 할리우드 거리 근처에 있던 팬 퍼시픽 오디토리움(Pan Pacific Auditorium)이라는 대강당 건물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 월트 디즈니월드의 디즈니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입구 디자인과 대부분 동일하다.











디즈니랜드에 입장하면 처음으로 나오는 메인 스트리트 U.S.A.가 등장하듯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 입장하면 부에나 비스타 스트리트(Buena Vista Street) 거리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곳은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터의 꿈을 꾸고 LA로 갓 상경했던 1920~1930년의 그 시절의 풍경을 공간 연출한 것인데, 신기한 점은 모든 건물이 실제 있거나 존재했던 곳들이 아닌 모두 픽션이라는 점이다. 단지 그 때의 건축양식과 분위기만 보고 디즈니에서는 새로운 거리를 재창조한 것인데. 아르 데코 스타일과 스페인 양식들의 건축물이 즐비하다.


디즈니랜드의 메인 스트리트 U.S.A.가 월트 디즈니의 어린 시절 바라보던 거리를 재현했다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부에나 비스타 스트리트는 월트 디즈니의 청년 시절의 관점에서 할리우드 드림을 재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기념품점과 레스토랑들이 위치한다.


백설공주를 처음 상영했던 역사적인 극장인 케세이 써클 시어터 건물만이 실존했던 건축물을 본 따 만들었다. 내부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는 중.










더 들어가면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 구역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데, 이곳은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황금기를 그리고 있다. 한마디로,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터의 꿈을 가지고 상경한 시점부터, 성공한 후의 이야기를 단계적으로 스토리텔링하고 있는 것이다. 디즈니의 어린 시절 거리와 미래, 서부,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세계 등의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한 디즈니랜드에 비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는 디즈니가 초반에 어떻게 성장했는지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디즈니랜드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세계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던 시대상과 과정을 표현했다. 디즈니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의 테마파크 스토리텔링이다. 이곳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의 주인공인 로저스의 일대기를 다룬 라이브 뮤지컬 로저스: 더 뮤지컬(Rogers: The Musical)과 디즈니 캐릭터들을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아카데미(Animation Academy)를 경험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는 전 세계 디즈니 테마파크 유일하게 애니메이션 카(Cars) 속 세계를 표현한 카 랜드(Cars Land) 테마랜드가 조성되어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마을 라디에이터 스프링스(Radiator Springs), 고원지대인 오너먼트 밸리(Ornament Valley), 그리고 그 곳을 달리는 초대형 다크라이드 어트랙션인 라디에이터 스프링스 레이서(Radiator Springs Racers)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공간 연출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와 별 상관은 없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상관이 있다. 애니메이션 카는 미국의 사라져 버린 유명한 도로인 66번(Route 66) 국도의 노스탤지어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또한 카에서 나올 법한 고원지대는 캘리포니아를 조금만 벗어 나도 쉽게 만날 수 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전 세계 디즈니 테마 파크에서 카 콘텐츠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가 아닐까 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이자 앵커 어트랙션 라디에이터 스프링스 레이서는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최고 인기 어트랙션이다.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 가장 끝에 위치한 구역은 바로 픽사 피어(Pixar Pier)이다. 원래는 과거 부둣가 판자 카니발 컨셉의 파라다이스 피어(Paradise Pier) 였지만 현재 픽사 콘텐츠로 구역 전체가 픽사로 도배 아니... 공간 연출 되었다. 예전의 노스탤지어는 사라졌지만 미국 문화는 생소해도 픽사 애니메이션은 어느 정도 아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더 반가운 테마랜드가 아닐까 싶다.(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예전 파라다이스 피어의 빈티지한 그 감성이 더 좋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미키 얼굴 관람차가 있는 픽사 팔 어 라운드(Pixar pal-a-round)라 불리는 거대한 대관람차다. 일반적인 관람차인 논-스윙윙(Non-Swinging) 타입과 회전축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스윙윙(Swinging) 타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스윙윙 타입의 경우 멀미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 세계관을 롤러코스터에 주입한 인크레디코스터(Incredicoaster)도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롤러코스터 어트랙션이다. 초능력으로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잭잭을 잡기 위해 온 가족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재치 있게 롤러코스터로 풀어냈다. 이 어트랙션은 무조건 인크레더블 2를 보고 탑승하시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원래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의 캘리포니아 스크리밍(California Screamin')이라는 이름의 스틸 롤러코스터였다. 익살스러운 부둣가의 우든 코스터의 감투를 쓴..





요새미티 국립공원을 오마주하여 캠핑과 래프팅, 비행을 즐길 수 있는 콘셉트의 구역인 그리즐리 피크(Grizzly Peak) 구역에서는 캘리포니아의 상징물인 곰을 형상화한 바위산 파사드가 위치한다. 어떻게 보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상징하는 조형물.. 격납고 콘셉트의 건물로 들어가면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하는 소어린(Soarin') 어트랙션이 있는데 캘리포니아 어드벤처가 소어린 어트랙션이 처음으로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 원래는 캘리포니아 하늘을 나는 콘텐츠였는데 지금은 전 세계 하늘을 나는 것으로 바뀌어 다른 나라 디즈니랜드에도 많이 설치되었다.








예전 벅스 랜드와 할리우드랜드 구역의 타워오브테러를 개조하고, 여러 어트랙션을 추가하여 마블 테마구역인 어벤져스 캠퍼스(Avengers Campus)도 이곳에 조성되어 있다.


기존 타워 오브 테러 어트랙션을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Galaxy) 콘텐츠를 입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미션:브레이크아웃!(Guardians of Galaxy - Mission:Breakout!) 어트랙션이 전 세계 디즈니 유일하게 위치하는 곳이며 핸드 모션을 활용한 슈팅 다크라이드인 스파이더맨 웹슬링거(SpiderMan Webslinger) 어트랙션도 새로 개장했다.  이런 마블 관련된 거대한 어트랙션은 앞의 디즈니랜드에서도 만날 수 없긴 하다.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는 사실 디즈니랜드에 비해 입장객이 약 절반 수준에 미치는 비인기 디즈니 테마파크 중 하나다. 사실 캘리포니아라는 주제 자체가 파크를 찾는 게스트들에게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이죠. 가짜로 꾸며진 캘리포니아의 명소들을 갈 바에야 진짜 명소로 떠나자 이런 느낌..?


아무튼 이런 배경 탓인지 최근 들어 이렇게 픽사, 마블 등 자회사의 외부 IP들을 적극적으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신규 테마 구역으로 개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캘리포니아' 라는 파크의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지만 이런 디즈니의 행보는 먼 미래에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라는 파크 의 이름까지 바꾸지 않을까 라는 추측이 생기고..





일례로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 워프를 오마주한 듯한 퍼시픽 워프(Pacific Wharf) 구역(주로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음)은 빅 히어로 IP를 적용시켜 영화 속 세계관을 반영한 샌프란소쿄 스퀘어(San Fransokyo Square)로 최근 재탄생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월드 오브 컬러(World of Color)이다. 픽사 피어의 거대한 인공 호수에서 공연되는 초대형 멀티미디어 분수 쇼로 유명한 디즈니, 픽사의 명장면과 캐릭터들이 디즈니 음악과 함께 총출동하며 분수의 높이와 스케일도 엄청나다. 이 공연도 역시 오직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아무튼 파크의 전반적인 모든 것을 모두 언급한 건 아니지만(맞은편 디즈니랜드도 없는 인어공주 다크라이드도 있고, 구피 콘셉트 롤러코스터도 있다),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더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잘 이해시켜 드리려는 의도에서 글을 써봤다. 어떻게 보면 디즈니 애니메이션보다는 마블이나 픽사 콘텐츠를 더 좋아하고 디즈니랜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파크를 즐기고 싶다면 디즈니랜드보다는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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