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책장의 끝에서 문학평론가 진형준은, 강민주는 수많은 다양한 여성들 속에 살아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주인공 강민주의 극단적인 캐릭터성에 거리감을 느낀 적도 있었으나 강민주는 나에게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강민주는 우리 모두의 ‘사명감’이다.
모든 젖어있는 것에 나는 태연할 수 없다
글 중 강민주의 이 한마디는 사명감을 대표할 수 있은 말이기도 하다. 이해와 공감으로부터 나오는 사명감은 상처 극복을 위한 도구도, 삶의 동기도, 또는 인생 그 자체도 될 수 있다. 강민주의 죽음은 사명감의 생물인 강민주가 한 개인으로서의 마음을 가지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스토리적 관점으로 불가피하였다. 그러나 강민주 개인으로서의 죽음은 우리 각자의 마음 속 강민주에게는 영생을 가져다 주었다.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서만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마음을 깊게 공감한다. 모든 젖어있는 것에 태연할 수 없는 마음. 공감과 이해, 사명감이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우리는 그 마음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