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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Sep 27. 2020

4. 오늘만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어요.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후회하며 산다거나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최대의 행복을 찾아내는 거죠. 




나는 수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며, 뒤쳐지면 도태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시궁창 같은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존 본능 그 자체가 고통이었지만 언젠간 이 고통이 사라지고 미래에는 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을 키우며 살아왔다.



하지만 미래의 기대감이 오히려 현실을 더 힘들게 할 수 있을 것이란 걸 이번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을 산다기보다는 경주하고 있을 뿐이에요. 지평선 멀리에 있는 목표에 도달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죠." 이 문장을 보면서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려는 삶을 살았구나 싶었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주인공인 주디가 얼마나 자신의 삶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보였다.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자칭)'인싸' 시절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집에서 1시간 이상 걸리던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대외활동'이라는 걸 많이 해봤다. 그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주체적으로 선택한 대외활동이 앞으로 내 미래 직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정확히는 공연이나 행사 대행사 관련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이런 대외활동이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연, 행사 기획자가 되기 위해 행사 기획도 중요하지만 밤에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과 외국인들에게도 당당히 홍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했다. 이런 내 부족한 부분은 키우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게 뻔했다. 이것 보다 하루빨리 꿈을 이룸과 동시에 돈을 버는 것이 제일 우선이었다. 어리석은 생각이 내 자존감을 갉아먹고, 열정을 식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이런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나는 현재가 아닌 미래만을 바라보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막연히 과거에 후회되는 일을 되짚어보거나 희망찬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재의 작은 행복. 그 행복을 즐기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오늘의 아름다운 푸른 하늘은 내일 다시 볼 수 있으리란 장담은 하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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