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마조람 아로마 - 하누만아사나
스트릿 댄서도, 발레리나도, 심지어 태권도를 하는 사람도 하는 동작,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동작, 일명 다리 찢기. 요가에도 있다. 다리를 앞뒤로 충분히 벌려 앉고 양손을 합장해서 머리 위로 뻗어내는 이 포즈를 원숭이자세, 하누만아사나라고 부른다.
이 동작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 뻗은 다리의 허벅지 뒷면과 뒤로 뻗어낸 다리의 허벅지 앞면이 바닥에 닿았다는 뜻인데, 허벅지 근육뿐 아니라 골반을 거쳐 허리까지 연결되어 있는 근육들이 고르게 늘어나야만 가능하다. 하체의 전면과 후면이 동시에 늘어나야 하는 대립적 동작 사이에서 척추가 균형을 잡아야 하는 동작인 만큼, 간단히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심을 잡고 있는 골반이 틀어지지 않게 신경도 써야 한다.
다리가 충분히 바닥에 닿았다면 이제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합장하는데, 지금부터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다리를 앞뒤로 벌리는 것이 유연성과 관련되었다면, 이제는 균형의 문제가 된다. 이것은 한 발로 서는 균형 동작, 그러니까 브륵샤아사나(나무자세), 비라바드라아사나3 (전사자세 3)과도 또 다르다. 적어도 그것은 평평한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지지하고 있지 않은가. 넓은 면적이 바닥에 닿아있어 더 쉬워 보이겠지만 정말이지 이 밸런스는 또 다른 레벨의 것이다.
요가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주 쓰이는 라자카포타아사나4도 하누만아사나에서 접근한다. 하누만아사나에서 뒷다리의 무릎을 접어 올린 후 양 팔을 머리 뒤로 넘겨 발끝을 잡고 고개를 뒤로 젖힌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도 쉽지 않은 라자카포타아사나를 균형을 챙겨가며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뒤로 뻗은 다리의 대퇴사두근이 충분히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햄스트링을 수축해서 무릎을 접어야 하니, 고난도이다. 도전을 해보고 싶어도 발등에 본드라도 붙은 듯, 아니면 결박이라도 된 듯 뒷다리는 꼼짝을 하지 않는다. 이 자세를 하는 수련자들을 항상 부러움과 존경의 눈으로 쳐다보곤 한다.
요가를 하면서 살피게 된 균형과 밸런스는 아사나에서 확장되어 삶의 태도에까지 이른다. 육체와 정신의 균형, 물질적 삶과 영적 삶의 균형, 나아가 수련과 일상생활의 균형까지. 미국의 유명한 아쉬탕가 요가 스승 키노 맥그레거는 <요가 수업>에서 본인을 향한 물질적이고 상업적이며 외모에 과도한 관심을 쏟는다는 비판에 대해 이것이 그녀만의 삶의 균형이라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나답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당당히 밝힌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밸런스가 있는 것이다.
밸런스는 아로마테라피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에센셜 오일의 블렌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꽤하는 이 과정에서 각 아로마 간의 균형은 필수이다. 나는 3가지의 향을 섞곤 하는데, 이 정도가 내가 각각의 향을 비교적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적정한 숫자이다. 향의 특징에 따라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로 나누어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탑, 미들, 베이스의 개념으로도 블렌딩이 쉽지 않을 때는 균형제(Blend equaliser)라고 부르는 오일들을 넣어 향을 조화롭게 다듬어 전체적으로 섞이게 하기도 한다. 스위트오렌지, 탠저린, 마조람 같은 아로마가 그렇다.
스위트 마조람은 기를 강하게 하고 순환시키는 효과 덕분에 즉각적인 진경, 진통 효능이 있어서 근육통, 신경통, 복통, 고관절염 등에 적용한다. 이런 강장 효과는 만성적 무기력감, 근심,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데, 기를 강하게 하면서도 신경은 안정시키기 때문에 스위트 마조람은 강함과 이완 모두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균형자'의 오일이라고 불린다.
마조람의 신경 안정 효과는 교감신경을 낮추고 부교감 신경계를 자극하는 것으로, 두통이 있을 때 관자놀이에 마사지를 하면 두통이나 고약한 편두통을 완화시킬 수 있고 슬픔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지만 진정작용을 과용할 경우에는 감각이나 감정을 둔화시킨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순탄하고 고른 복을 가진 사람은 삶의 조화와 균형이 잘 맞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 마음도, 몸도, 삶도, 그리고 요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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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