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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라보는 너의 시선

주니퍼 아로마 - 브륵샤아사나

by 요가언니


"드리시티에 집중해 보세요. 시선은 손 끝을 바라봅니다."


드리시티는 요가 동작을 할 때의 시선처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가 동작을 하면서 내 옷매무새가 괜찮나,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았나, 옆 사람의 요가복이 예쁘네, 뱃살이 삐져나왔잖아 등 눈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고 이것이 생각과 이어져왔던가. 주의를 집중하고 컨트롤하는 것은 요가 수련의 기본이자 필수이다. 그리고 시선 고정은 주의 집중의 첫 단계이다. 이 요가의 기술을 드리시티라고 부른다.


아쉬탕가 요가에서는 특히나 드리시티를 중시하고 각 아사나마다 9개 중 하나의 드리시티를 지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다운독 할 때 쳐다보는 배꼽(Nabi Chakra Drishti), 삼각자세를 할 때 쳐다보는 천장을 향해 뻗은 손끝(Hastagrai Drishti), 트위스트를 할 때 쳐다보는 뒤쪽 먼 곳(Parsva Drishti) 등이 그것이다. 드리시티는 집중을 도와줄 뿐 아니라 동작을 정확하게 완성시켜주며 에너지 흐름의 근원이 된다.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브륵샤아사나를 해보면 금새 알아챌 수 있다.

나는 오른 발바닥을 왼 허벅지 안쪽에 올리고 한 다리로 견고하게 설 수 있다. 양 손을 천장으로 뻗고, 시선이 손끝을 따라가서 뒷벽까지 가더라도, 혹은 지지하는 왼 무릎을 굽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정말 멋있다! 그런데 눈을 감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태풍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흔들린다. 올린 다리가 떨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있는 다리가 개다리춤이라도 추듯 마구 흔들린다. 이건 진심으로 과장이 아니다.


드리시티는 외부로 향한 시선을 내부로 돌려서, 요가 아사나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명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란 설명이 나에게는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린다. 결국 나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 그리고 명상이니까.


며칠 남지 않은 올해 안에 주변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비워내고 싶은 요새의 나는 주니퍼를 가까이하고 있다.


아로마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으로 소이캔들 활용은 꽤 유용하다. 아무 첨가물을 넣지 않고 소이왁스만으로 만들어놓은 소이캔들을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심지에 불을 붙여 왁스가 어느 정도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녹은 왁스 위에 내가 원하는 아로마를 두세 방울 떨어뜨리면 이내 풍성한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미리 아로마를 첨가해 캔들을 만들어놓으면 아로마의 향과 좋은 성분이 날아가 버리기 전에 빨리 사용해야 할 것 같아 조급해지는데, 이 방법은 그런 부담이 없다.


정화의 메시지를 지닌 주니퍼는 양의 에너지로 불필요한 에너지, 부정적인 기분, 시기심, 불안감 등을 상쾌하고 진취적인 기분으로 정화시킨다. 신체적으로는 몸에 불필요한 것이 쌓여있을 때 독소 배출에 유용한 아로마이다. 타임이나 진저처럼 몸을 따스하게 하고 자극하는 양 에너지의 강한 강장제인데 특히 신장의 양 에너지를 강하게 하여 이뇨를 촉진하고 림프의 울혈을 해소한다. 그래서 수족냉증, 요통, 부종, 만성피로에 사용하고 비만이나 셀룰라이트에도 효과적이다. 워낙 호불호가 강하고 몸의 상태에 따라 거부반응을 나타내기도 하는 아로마라 피로에 찌든 상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에서 드리시티는 시선뿐 아니라 시각, 지성, 지혜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켜켜이 쌓아온 편견과, 주관과 습관의 방해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살지만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똑바로 보고 올곧게 받아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쌓인 선입견, 습관, 타성을 비우고 가뿐하고 가볍게, 그래서 밝은 안목으로 섬세하고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러고 싶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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