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평등사회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없이 고르고 한결같음’ 평등(平等)에 관한 사전적 해석이다. 인류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유와 평등을 향한 긴 여정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도 자유와 평등이다. 미래에도 자유와 평등이 더 나은 사회, 좋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가치임에는 변함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평등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인류역사 수천년간 세계 곳곳에서 노예제도가 있었다. 동서양에서 귀족과 평민, 양반과 천민 같은 신분제도가 없어진 것도 2백년이 안된다. 남성과 여성간의 신분차별은 불과 수십년 전까지도 성행했고 일부 나라에서는 여성은 스포츠 관람조차 못할 정도로 아직도 남녀 차별이 심하다.


대한민국도 오랫동안 남녀차별이 아주 심한 나라의 하나였다. 필자가 어릴 적만 해도 여성은 학교를 다닐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을 정도다. 1995년에야 여성발전기본법이 만들어지고 다시 2014년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 역사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양성평등의 역사가 대단히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그런 노력들 덕분에 지금 우리 사회는 양성평등의식이 넓게 확산되었고 사회 곳곳에 체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성장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사회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낙후된 영역이 있다. 바로 연령과 관련된 자유와 평등이다.


가부장제 중심이었던 한국사회에서도 한때는 인디언사회처럼 나이많은 사람이 존경받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고령자들이 존경을 받기는 커녕 미움과 기피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노인혐오가 심각한 사회이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 내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직장은 오랫동안 오랫동안 연공서열 중심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비례해서 급여가 올라가고 직위도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령에 관계없이 역량과 성과를 기반으로 연봉도 정해지고 직위도 결정되는 곳이 늘고 있다. 30대 임원도 생기고 있다. 커다란 변화다.


이러한 변화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연령에 무관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과거에 노예제와 신분제를 넘어서 신분평등사회가 되고 남녀차별을 넘어서 양성평등사회가 되었듯이, 이제는 연령중심사회를 넘어서 연령평등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더 나은 사회, 좋은 사회를 만드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연령평등사회는 어떻게 만드는가? 첫째, 연령에 관한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 우리의 머리 속에는 오랫동안 고착되어 있는 연령관련 편견과 선입견이 있다. 나이가 어리면 경험과 역량이 부족할거다, 노인이 되면 병들고 일할 능력도 떨어진다,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노인은 고리타분하다, ... 이 모든 생각들은 선입견이고 편견이다. 사실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디지털의 활용으로 노인보다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젊은이들도 수두룩하다. 60, 70대가 되어도 20, 30대 젊은이만큼 건강하고 일 잘하는 고령자도 넘친다.


둘째, 우리 사회의 모든 선택기준에서 연령이란 기준을 제외시켜나가야 한다. 채용시에 몇 세 이상, 몇 세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철폐해야 한다. 어려도 능력이 되면 채용해야 하고 나이 들어도 역량이 있다면 채용해야 한다. 직장에서도 승진, 급여, 직위 등과 관련해서 연령을 중심으로 고려하는 모든 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연령과 무관하게 전문성과 역량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연령관련 편견과 선입견, 연령중심 기준을 하나하나 없애 나가자. 새로운 평등사회의 하나로 연령평등사회를 만들어가자. 신분평등사회, 양성평등사회를 넘어 모두가 행복한 경쟁력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또 하나의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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