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인간의 역할은 3C

1990년대초 인터넷시대가 시작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전혀 새로운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시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이 지식과 정보의 공유에 관한 혁신 및 시간과 공간의 한계 극복을 가능하게 했다면, 최근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거의 모든 인간활동의 지능화와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운반로봇에 이어 배달로봇이 등장했다. 서빙로봇과 대화상대 로봇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채용면접 및 기사와 회의록 작성까지 AI가 대신해주고 있다. 아마도 인공지능은 기존에 있던 거의 모든 직업영역에 침투할 것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역할, 사람들의 미래직업과 일에 대해 원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본격적으로 대책을 찾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AI시대에 뜨는 직업, 지는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직업을 이렇게 뜨고 지는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것은 약간의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절대적인 정답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간의 모든 활동은 AI가 대신할 수 있고 기존에 존재하던 모든 직업은 지는 직업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의 해답을 찾는 데 더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까 아니면 일자리가 늘어날까 하는 논쟁도 뜨겁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둘 모두일 가능성이 크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했던 것처럼, AI혁명으로 지능을 가진 기계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거꾸로, 기계와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던 것처럼, 인공지능이 창출하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도 속속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 미래 AI시대에도 역시 명과 암의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이 미래를 맞이하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은 항상 우리 인간에 달렸다는 사실은 그래도 다행스런 일이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에 발표한 <일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에서는 인간에 의한 노동비중과 기계&AI에 의한 노동비중이 미래에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전망을 분석한 흥미로운 수치가 제시되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인간의 노동과 기계&AI에 의한 노동비중은 약 7:3이고, 4년 후인 2022년에는 6:4로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5년 경에는 인간노동과 기계노동의 비중이 5:5가 될 것이라는 최근의 또다른 예측도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2030년 전후에는 인간과 기계의 노동비중이 3:7로 완전히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미래로 갈수록 인간의 노동비중이 기계&AI에 비해 점점 줄어들 것이다.

기계에 대비한 인간의 노동비중이 7:3에서 3:7로 역전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뜻 보기에는 인간의 일자리가 7에서 3으로 줄어든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루 7,8시간 일하던 시대에서 하루 2,3시간 일하는 시대로 변화할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둘 모두 맞을 듯 싶다. 그러나 이런 미래가 바람직한 미래일지 어떨지는 순전히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한번 들어보자. 위의 예측대로 AI가 확산되어서 인간의 일자리가 7에서 3으로 줄어든다고 해보자. 사람들이 더 이상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반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면 이것은 기존의 일자리 세상에서의 얘기다. AI가 확산되면 전혀 새로운 일자리 영역이 만들어지게 된다. 줄어든 기존의 일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고 새로운 더 의미있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인류는 전혀 새로운 발전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선택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노동시간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AI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하루 7,8시간 일하던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벗어나 하루 2,3시간 일하는 시대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이 때, 기존과 똑같은 사고와 행동을 하면 사람들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이 반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줄어든 노동시간을 활용해서 기존에는 못하던 훨씬 더 유익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인류는 전혀 새로운 문명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선택 역시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영국의 지성 찰스 핸디는 저서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에서 AI시대 인간의 역할과 일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예측을 하고 있다.


AI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3C – 창작가(Creatives), 돌봄인(Carers), 관리인(Custodians) - 에 국한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 중에서 돌봄인의 수가 가장 많을 것이다.’


찰스 핸디가 말한 돌봄인은 아마도 넓은 의미의 돌봄노동 또는 보살핌노동에 속하는 사람들을 모두 지칭하는 용어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보면 기존의 돌봄노동 종사자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의미의 돌봄노동자인 건강의료 종사자와 교육 종사자까지 포함하게 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AI시대 창작가, 돌봄인, 관리인의 최적 배율은 1:6:3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업의 종류는 수만가지다. 하지만 찰스 핸디가 얘기한 것처럼 미래의 직업 종류를 창작가, 돌봄인, 관리인으로 단순화해서 보는 것은 사회차원에서도 개인차원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의 적성과 재능을 고려할 때, 나에게 적합한 미래직업은 위의 3C 중에서 어느 C일까? 그리고 그 C를 위해서 나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지금부터 답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