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곤의 미래대화 Jan 06. 2024

AI시대 일의 미래

미래는 불확실하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미래를 전망하는 수치가 정확할지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수치들이 제시하는 미래로의 방향성에는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향성을 알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에 발표한 <일의 미래> 보고서에는 흥미로운 수치 하나가 제시되어 있다. 인간에 의한 노동과 기계에 의한 노동간의 비중이 2018년에는 71:29인데 2022년에는 60:40으로 변화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의 미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10년 후인 2033년경이 되면 인간에 의한 노동과 기계에 의한 노동 비중은 30:70 정도가 될 것으로 필자는 전망한다.     


일자리 이슈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다. 10년 후에도 여전히 가장 큰 해결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일자리를 둘러싼 현재의 수많은 숙제를 해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긴 안목으로 일자리 문제를 전망하면서 중장기적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극적인 일자리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매일 수천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수십명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축구장 100배 크기의 유통창고에서 운반용 자율주행 로봇들만 일할 뿐,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이런 데서는 이미 인간에 의한 노동비중은 0.1%도 안되는 셈이다.     


10년 후쯤 우리가 만날 일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사람의 노동 비중은 줄어들고 인공지능기반 기계와 로봇의 노동 비중이 대폭 늘어나는 것은 분명할 듯하다. 그렇게 되면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 일하던 노동시간도 하루 3-4시간, 일주일 3-4일로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된다. 고용의 유연성도 증가해서 일정기간만 고용하는 계약직과 프리랜서의 비중이 점점 늘 것이다. 미국은 이미 경제인구 2억명 중 약 40%가 프리랜서다.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이 수행해오던 대부분의 일자리는 단순 업무든 전문직 업무든 관계없이 줄어들거나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이 등장할 것이다. 그 하나는 인공지능 또는 지능형 로봇과 함께 협력해서 일하는 일자리다. 다른 하나는 창조성, 감성, 관계 등 기계를 넘어 인간 고유의 특징과 관련된 일자리의 증가다. 특히, 창조노동, 감성노동, 돌봄노동, 교육일자리,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관련 일자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확산의 반작용으로, 이성기반 기술노동에 비해 감성기반 휴먼노동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이다.     


누가 일하게 될지도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18세에서 64세까지의 경제활동인구가 노동을 제공하는 주원천이었다. 앞으로는 전혀 다른 두 자원이 추가될 것이다. 하나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경제활동이다. 다른 하나는 건강하고 역량있는 60대 이후의 고령자들이다. 70대, 80대에도 일하는 것이 흔해지고 당연해지는 사회가 될 것이다.     


미래를 전망하는 최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으로는 미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 개인적으로는 긴 안목으로 미래 방향성에 부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만들어가자.

작가의 이전글 마음에는 나이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