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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riyoon Sep 04. 2021

“난 행복하다”라고 외쳐본 적 있나요?-태국

스마일 물총 싸움, 태국 송끄란

동남아 여행은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왠지 더럽고 병에 걸릴 것 같은 편견이 내재되어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 로망을 품고 있었던 차에

갑자기 나에게 태국여행에 불을 지펴준 것은

박준 작가님의 <on the road>라는 책이었다.

태국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배낭여행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이었는데 다양한 사연으로 세상을 탐험하는 사람들이었다.

지인분이 추천한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당장 태국으로 떠나고 싶어 질 거라고 했다.

설마 그러겠어?라고 생각했지만

그 말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일본 단기간 여행으로 해외여행 자신감이 붙어

이번엔 한 달 일정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한국인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태사랑>이라는 커뮤니티가 너무나 잘 형성되어 있었다.

요술 왕자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 아니었으면

태국여행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여행 가이드북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그분 지도 한장은 속이 알차게 꽉 들어찬 맛집, 숙소, 마사지샵, 관광명소, 버스 노선도, 사기수법들 등 정리를 잘해두셨는지 아직도 태국여행 가면 이 지도 한 장이면 마음이 든든하다.


태국 방콕에 도착 후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후덥지근한 날씨, 꾸불꾸불 지렁이 같은 태국어 조차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는 태국과 사랑에 빠진 것 같다.


한 달 여행기간 중 첫 주에 태국의 큰 행사인 불교 설날 <송끄란> 축제가 있었다. 불교력으로 설날인 4월에 이뤄지는 축제인데 가장 덥고 우기가 시작되는 달이라서 후끈 달아오르는 아침부터 거리에선 물 전쟁이 일어난다.

부처님 불상에 물을 끼얹고 지난 죄를 씻고 새해에 복을 비는 행사인데 여행자나 아이들은 물총에 물을 장전하고 서로 쏘며 “해피 뉴 이어”라고 외치며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때 횟가루를 민트가 들어 있는 물에 개어 서로 얼굴에 비벼주는데 스킨십까지 가미되니 이건 친밀도 높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걷다가 물벼락 맞기


물놀이를 하면 급속도로 친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말이 맞았다. 카오산 거리를 걸어 다니며 서로 물을 뿌리고 미소 지으며 다니니 행복바이러스가 거리 곳곳 펴져있었다. 서로 어디 출신인지 물어보니 “여기에만 있어도 전 세계 사람들 다 만날 수 있겠네.”라고 생각했다.

단일 국가에만 살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니

이렇게 살면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 전쟁은 없겠다.


감정에 서툰 한국에 살다 눈만 마주쳐도 미소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니 나도 자연스레 미소 짓는 사람이 되더라.

코로나로 인해 송크란 축제도 중단되었지만

바이러스 없는 그날 다시 한번 물총 메고

전 세계인들이 하나 되는 날을 꿈 꿔본다.


행복하다 라고 외치던 그때 그 순간이 그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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