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칙 12. 길에서 고양이를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가족 중에 누가 돌아가시거나 아프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자.
삶이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삶을 증오하고 경멸하면 삶 자체가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이런 증오와 경멸은 삶의 비극에 맞서는 자세가 아니다. 어떤 선한 의지도 담겨 있지 않다. 오직 고통을 위한 고통을 만들어 내겠다는 욕망만 있을 뿐이다. 이런 욕망이 악의 정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p. 478
돈은 잃었지만 아이를 얻었다.
상황이 순조롭게 돌아가면 다음 달이나 다음 해에 뭘 할지 계획을 세우고, 5년 뒤나 10년 뒤 맞이할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도 있다. 그러나 악어에게 다리를 물린 순간에는 미래에 대한 계획은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인생의 힘든 순간을 겨우 지나오면서 내가 터득한 비결 하나는 시간 단위를 아주 짧게 끊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다음 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면 우선 내일만 생각하고, 내일도 너무 걱정된다면 1시간만 생각한다. 1시간도 생각할 수 없는 처지라면 10분, 5분, 아니 1분만 생각한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만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걸 막을 수 있다. p. 485
아무리 안 좋은 날이라도 주의를 기울이면 그런 작은 기쁨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귀여운 여자아이가 발레복을 입고 길에서 춤추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정성껏 내린 향긋한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 찾아보면 기분 좋은 행운은 얼마든지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10~20분을 보내도 좋다. 그렇게 고단한 삶을 잠시 잊고 긴장을 풀 수 있다. 나는 <심슨 가족>을 1.5배 속도로 보는 걸 좋아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낄낄거리다 보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면, 존재의 경이로움이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보상해 준다는 것을 잠시나마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p. 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