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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May 04. 2020

불안

오늘은 알 수 없는 불안과 알 수 없는 행복으로 가득 찬 하루였다. 사실 딱히 행복한 일도 딱히 불안할 일도 없었는데,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냥 가르치는 아이가 너무 잘 해내서 기뻤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뻤고, 나무가 너무 푸르러서 기뻤다. 입고 나온 옷이 너무 편안해서 또 기뻤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그 와중에 뭔가 불안했다는 거다. 뭔지 모를 기분을 글로 풀어내면 조금 차분해질까 싶어 일기를 조금 일찍 써본다. 기분이 너무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당히 기쁘고, 적당히 우울하고, 적당히 웃고, 적당히 울고 싶다. 무조건 기쁜 것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이젠 안다. 사실 아직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쯤 나는 이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언제쯤 나는 내 삶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삶에서 진짜 안정이란 없는 것 같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데, 어떻게 안정적일 수 있을까? 그래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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