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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Feb 21. 2024

전역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던 꿈.

또 다른 파일럿이 되기 위한 준비

3. Ground Pilot


부사관으로 2년 차 복무를 이어가던 때 또 한 번의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당시 부사관은 단기복무(4년)와 장기복무로 나뉘어 군생활을 계속할지 전역을 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 물론 장기복무를 원하더라도 모두가 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장기복무 심사를 받지 않고 전역하는 것을 선택했다. 힘들게 시험을 치르고 기나긴 훈련을 받은 내가 왜 전역을 결심했을까..


항공기 조종사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나는 Ground Pilot이라고 불리는 항공운항관리사(Flight Dispatcher)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신체적 조건으로 파일럿에 대한 꿈은 포기했지만 어릴 적 하늘을 동경했던 그 마음을 채워줄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항공종사자 중 한 가지 직업인 항공운항관리사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항공운항관리사란 어떤 직업일까?



ICAO ANNEX 6에서는 운항관리사를 '항공기의 안전과 비행의 질서 및 효율성의 관점에서 비행의 개시, 계속, 변경, 종료에 이르는 권한의 행사'로 간단히 정의한다. 한마디로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조종사과 마찬가지로 법적 서명을 행사해야 하며 그래서 Ground Pilot으로도 불린다.


항공운항관리사는 우리나라 항공안전법에 규정된 항공종사자 중 한 가지 직업이며, 그 업무내용은 항공기가 출발지 공항에서 목적지 공항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비행계획을 작성 후 관제기관에 제출하여 비행 준비를 돕는다. 또한 기상과 항공법, 항공기, 무선통신등 다방면의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필기/실시 시험을 통과하고 운항관리사 면장을 취득해야 항공운항관리사가 될 수 있는 전문직업군 중 하나이다.


운항통제 부서_출처:제주항공


하지만 운항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첫째, 관련 전공 이수를 위해 항공대 또는 한서대를 진학해야 한다.

둘째, 만약 대학 진학이 어려울 시 외국 정부가 발행한 면장을 취득해야 한다.

셋째, 면장 취득을 위해서는 7개의 항공 관련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넷째, 실기시험 및 구술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다섯째, 항공무선통신사 자격증도 함께 취득해야 한다.


나는 군인 특성상 항공대나 한서대를 진학하는 것은 쉽지 않아 외국 정부가 발행하는 운항관리사 면허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마침 김포공항 인근에 미항공연방청에서 발행하는 FAA Flight Dispatcher 취득을 위한 사설 학원이 있었다. 하지만 교대근무 특성상 일정하게 수업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2006년 겨울, 황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약 3개월 간 전라도 부안군으로 파견 명령이 떨어졌는데 나는 이 시기를 기회로 봤다. 왜냐면 주간근무를 할 수 있었기에 매 주말마다 수업을 참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학원을 등록했다. 그렇게 3개월 간 주말 동안 부안에서 김포공항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며 수업을 들었다. 나름 공부했던 분야에 몸을 담고 있었기에 과정을 따라가기에 힘들지는 않았지만 비싼 교육비용과 미래에 대한 결과가 좋지 못하면 어떡할지에 대한 걱정으로 3개월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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