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이 나에게 일깨워 준 것
나의 존재 이유와 삶을 긍정하는 자세.
2024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말 열심히 살아보겠노라 다짐하며 PDS 다이어리에 새해 목표와 다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한 해 꾸준히 실천해 왔던 미라클 모닝을 올해도 끊김 없이 이어나가며 그 시간을 통해 내 삶의 방향성을 잡고 목표를 이루겠다는 뜨거운 마음을 불태우며 한 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왕복 120km의 장거리 출퇴근 생활과 가족들의 연이은 병원신세로 나는 지치기 시작했고 어느새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매일 아침 출근 전 1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를 하던 나는 출근시간에 맞춰 일어나기 일쑤였고 가끔 여유 있는 주말시간도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늘 불편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는 것을 느끼며 서서히 끊는 냄비 안의 개구리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수술(다행히 큰 병은 아님)과 첫째의 폐렴으로 인한 입원, 둘째의 잦은 병원 방문 그리고 무엇보다 이유 없는 무기력증이 나를 집어삼켰다.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졌다. 그냥 아침이면 회사 가는 것 이외는 나의 존재의 이유를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문득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우리의 삶은 영원할 수 없으며 어느 순간 인간은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는 죽음을 앞둔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그리워하는 하루일 것이다.
'내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삶을 긍정하는 것'
나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일 것이다.
다시 마음을 잡고 출근 전 책상에 앉아 하루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보낼 것인지,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남은 40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