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이슬아와 남궁인이 쏘아올린 작은 공
선생님의 지난 편지에서 제가 보석처럼 여기는 문장이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궁상을 떨었어도 작가님의 힘든 시절 앞에서는 공손해지는 것처럼, 작가님의 행복한 기억 역시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쓰셨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열 번 가까이 긴 편지를 주고받아도 선생님의 불행과 행복은 여전히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집니다. 우리 사이엔 늘 오해가 있고 앞으로도 그럴테죠. 언젠가 선생님이 쓰셨듯 "우리는 대체로 패배하고 가끔 승리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패배로 돌아올 것입니다." 서로를 모르니까요.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니까요.(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