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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Jul 16. 2020

독서란 무엇일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급진 유희 활동


독서가 취미가 된지는 한 5년 정도 되었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면서 출퇴근이 매우 자유로워졌다. 집 앞에서 회사 앞까지 버스 한 번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출퇴근이 좋았는데, 버스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무료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첫 책이 #총 균 쇠였고,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그렇게 #사피엔스,#호모 데우스 명작들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독서에 빠져들었고, 근무지와 가까운 여의도 영풍문고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렇게 5년간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생겼다. 

  가장 큰 아쉬움은 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이렇게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나는 SKY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대학의 서열화가 많이 깨진 것은 사실이지만, 명문대 타이틀은 분명 커리어를 쌓는 일에 큰 도움이 된다. 독서 능력 사고, 추론 능력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데, 명문대 타이틀은 그런 능력을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증명해준다. 

 명문대 진학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두고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두거나, 무엇인가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취미로 두고 싶은 분들에게 몇 가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사항을 적어본다. (#수능을 준비하기 전 선행되어야 할 능력이 독서능력이라 생각할 정도로 필자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프로 독서가가 되는 단계를 적어보자. 

 

1) 관심 있는 책을 읽어라 

 집에 있는 아무 책이나 읽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엄청난 시간 낭비다. 하지만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독서 초보들은 혜안이 없다. 일단 자신이 궁금한 그 내용을 해결해 주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를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책 제목이 곧 통계가 되어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책장에 어떤 분야에 대한 책이 쌓이는지 역사책이라면 어느 시대에 가장 많은 책이 쌓이는지, 그리고 본인이 주로 관심 있어하는 세부 사항이 경제, 정치, 의복 등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2) 연관되어 있는 책, 분야로 넓혀본다.

 책을 읽다 보면 연관되는 책들이 보인다. 예를 들어 마케팅 서적을 읽다 보면, 경제학, 심리학이 보일 것이고, 심리학과 경제학의 공통된 분야인 행동경제학 분야도 나오고, 행동경제학을 읽다 보면, 뇌과학, 진화심리학 이렇게 분야를 넓힐 수 있다. 물론 교양 수준이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저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저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점점 그 반복되는 이론이 본인이 믿는 주된 학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3) 본인의 경험 알고 있는 지식과 엮어서 생각해본다.

정확히 책의 세부사항의 글자 한 구절 한 구절을 외우는 것이 독서의 참맛이 아니다. 그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관점을 내 것으로 이식을 시키는 것이 독서의 궁극적 목적이다. 저자의 관점이 내 것이 되면, 그 책을 매우 빠르게 흡수할 수가 있다.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으로 막힘없이 책이 읽힌다. 그리고 그 책을 덮고 실생활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 그 책의 관점을 그대로 내 삶 혹은 문제에 적용할 수가 있다. 


4) 책의 구조, 책에서 말하는 주제의 구조를 습득하라. 

좋은 책은 논지가 명확하다. 베스트셀러인 #이기적 유전자를 생각해보자. 매우 날카롭고 성선설을 기반으로 한 종교적 관점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육체는 단지 숙주에 불구하고 실제로는 각 생명체의 유전자가 자기 복제를 통해서 영원불멸의 삶을 살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과 같이 Core를 갖고 있는 책들이 인생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기적 유전자들이 오래 살려면 우월한 유전자들과 결합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우월한 유전자인지를 구분하는가 이것이 진화심리학이 된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Core관점을 갖게 되면, 진화심리학 책이 매우 쉽게 읽힌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진화심리학은 인간 역시 파렴치한 강간범, 발정 난 동물에 불과하게 해석되고 기존의 성선설적 관점과 부딪히게 된다. 

 종교적 관점을 갖던, 이기적 유전자의 관점을 갖던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관점을 가질 때 독서를 통한 습득 능력은 무궁무진하게 늘어난다. 마치 막대에 솜사탕이 엉겨 붙듯이.... 막대가 Core 관점이고, 솜사탕이 책을 통한 지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사회강사 이지영 선생의 말을 따르면, 자기는 고등학교 때 문과임에도 불구하고 <초공간>이라는 물리과학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서 글을 쓰며 상을 휩쓸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과학적 관점에서 사회학을 접근하는 것도 매우 많이 보이며, 박학다식하다.)


5)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융합을 통해 본인만의 관점을 가져라

 매년 해마다 발표되는 아픔을 합리화하는 그분의 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 쪽에 특히 트렌드에 민감해 보이기 위해서 트렌드 책을 들고 다니는 분이 있는데, 미안하지만 전혀 트렌디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어설프게 읽고 "90년대 생에게는 회사에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치자. 그래서 70~80년대 생들이 더 희생하고, 그들을 배려하라는 말을 하며 트렌디 해 보이는 결론으로 도달하는 분도 계시는데... 결국 회사는 수익을 내야 하는 집단이며, 90년대 생들의 특성을 이용하여 수익성, 퍼포먼스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방안을 찾는 것이 그 책의 결론이 아닐까? 

 결국 근로시간의 단축, 언택트 시대, 세대 간의 갈등이 트렌드가 될 것이며, 언택트 과학 기술, 법과 사회제도, 미중 간의 외교 갈등을 다루는 책을 통해서 트렌드 속에서 본인만의 관점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독서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위상학"이란 단어가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각 사항들의 위치와 연결 상태, 힘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독서란 머릿속에서 각 항목들의 위치와 연결 상태를 그리는 "지적 유희 활동"이다. 각 사항들의 힘의 역학과 위치, 연결 상태가 보이고 그것이 프레임이 되고, 스케일을 달리해 프렉탈 형식으로 뻗어나가고, 연결방식이 보이면 우리는 철골 구조물의 다리와 같은 유, 무형의 어떠한 사상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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