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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퀵퀵슬로우 Nov 03. 2021

당신의 오늘은 몇 점인가요?

하루가 저물어간다.

오늘은 유난히 힘든 하루였다.

사실 요즘은 매일 조금씩 더 힘들어져만 가는 것 같다.

여유롭게 내가 정한 시간에 일어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최근 2년여 동안 주말을 모두 포함해 “일어나고 싶어서 일어난 적”이 며칠이나 될지 모르겠다.

‘나 지금 이거 하고 싶어!!!’ 해서 할 수 있었던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참 사소한 것에서 내 삶의 주인이 더 이상 내가 아니구나 느낀다.



‘오늘 하루는 행복하게 아름답게 우아하게 보내야지’ 생각했다.

어떤 날은 5분, 어떤 날은 두 시간 만에 다짐이 깨진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의 버전(version)이 너무 자주 나타나서 언짢은 요즘…



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쉽게 여긴다.

‘고작 저거 가지고 저래?’라는 말과

‘그 정도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라는 말은

적어도 그 사람의 고통을 더해줄 뿐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어제보다 힘든 나의 하루

어제보다 어려운 나의 삶

어제보다 지쳐있는 나

모든 것이 어제보다 못하다고 느끼는 날엔

‘내일을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삶은 결국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

그 하나만으로 살아가는 것.

그 기대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이 자주 생긴다.




그러다가 문득

나는 오늘 몇 점짜리 하루를 살았나

궁금해지는 순간


세상의 모든 인간을 생각하며 상대평가를 시작해보니

억울하게도(?) 꽤나 높은 점수가 나온다.

나 오늘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점수라는 게 높으니 기분이 좋다.




내일은 오늘 받은 점수를 기억하며 하루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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