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같은 내 아가
방에서 미싱을 하다가 아이가 낑낑대는 소리에 방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보기에 표정이 좋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온 머리와 얼굴에 토 범벅이 되어있다.
어깨도 잔뜩 젖어있고 추웠을텐데, 어찌된 일인지
나의 아이는 잘 울지를 않는다.
미안한 마음에 “토를 했으면 울어야지 왜 울지를 않니” 속상한 말투로 한마디 하는데,
아이가 천사같이 싱긋 웃는다.
어떻게 너처럼 예쁜 아이가 나에게 왔을까.
찹쌀떡같은 볼에 긴 뽀뽀를 하고나니, 지금 이 순간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려온다.
나는 오늘의 너를 다시는 만날 수 없겠구나.
나의 아버지도 백일의 나를, 돌의 나를, 세살의 나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겠구나.
오늘이 지나간다는 사실이
인생이 흘러간다는 사실이
사무치게 슬픈 오후.
너를 안고 나는 운다.
사랑해서, 너무 사무치게 사랑해서.
오늘의 네가 벌써 그리워서.
사랑하는 내 아가야.
엄마가 매일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