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아픔은 감당할 수 있어요. 이젠.
새 신발을 샀다.
내 발에 안 맞는지 뒤꿈치가 까지고 물집까지 생겨버렸다.
며칠만 길 들이면 되겠지 하고 계속 신발을 신고 다녔지만 어떻게 점점 신발을 신을수록
더 상처가 덧나고 있었다.
그렇게 상처가 계속 덧나길 반복하길
한 이 주 조금 더 지나니 이제야 내 발에 맞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내 발엔 딱딱히 굳어진 흉 자국이 생겼지만 말이다.
나는 모든 처음이 낯설다.
새로운 걸 싫어하는 걸 아니지만 그에 대해 쉽게 적응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시행착오를 겪고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한다.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나는 새로운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고 낯을 가리는 편인데
한 사람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고 싶은 내 마음이 때론 너무 느려 오해받기도
혹은 나 자신도 관계 속에서 상처 받고 계속 덧날까 봐 두려워
그 사람을 알아가는 노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버리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처음 낯설고 나와 맞지 않아 불편해 그로 인해 상처도 생기는
그런 아픈 시간들이 지나면 결국 웬만한 상처는 아물게 되어있고
처음보다 단단해지고 편안해진 내가 되어있다는 걸 이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아직도 남들보다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는 오늘도 새 신발을 신었다.
미처 아물지 못한 상처들이 스칠 때 마다 조금 쓰라리지만 이 정도 아픔은 이젠 감당할 수 있기에.
괜찮다고.
마음 속에 되새겨 보곤 다시 씩씩하게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