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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 1회 차, 고통은 잊힌다

by 주인공김씨

1차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는 두 번째 주가 다가왔다. 시험관 시술을 위해서는 주사를 약 일주일 가량 맞아야 한다. 처음 맞아보는 자가주사여서 하루 이틀은 헤맸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주삿바늘이 무서워서 남편이 주사를 놔줬는데 남편이 내가 아플까 봐 살살 놓는 바람에 고통의 지속성이 더 커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놓기로 했고 2주 동안 병원에 4번이나 가야 했다. 그중 한번은 주말 방문이라 다행이었지만 나머지 세 번은 평일 진료였기 때문에 회사에 휴가를 썼다. 다시 한 번 예비 임산부들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 계기였다. 마지막 주사는 시술 이틀 전 밤 11시에 꼭 맞아야 하는 중요한 주사였다. 주사 2대를 맞고 내 배를 봤더니 멍으로 얼룩덜룩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보기가 흉해서 약간 슬퍼졌다. 시술 전 날 밤부터는 금식이어서 물도 마시지 못하도록 지도받았다. 2일 동안은 생리 직전처럼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온몸이 붓고 근육통이 느껴지기도 했다.
시술 당일이 되었다. 긴장이 되어서 시술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때문에 베드에서 누워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담당 교수는 아침부터 계속 환자들 시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시술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보기는 흉하지만 배를 드러낸 개구리 자세를 하고 잠시 기다렸더니 마취가 되고 이후는 기억나지 않는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다시 베드에서 잠을 깼고 수액을 다 맞고 난 후 집으로 귀가했다. 느낌은 별로 좋지 않았다. 긴 관을 삽입했다가 잠을 깨고 나서 뺐는데 그 때문인지 복통이 좀 있었기 때문이다.

거의 12시간을 굶었기 때문에 바로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나니, 고통도 조금은 줄었다. 시술 후에는 운전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걸을 때마다 약간의 복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난자 채취 결과는 바로 알려 주는데 몇 개를 채취했는지만 알려 준다. 2주 후 다시 병원을 방문해서 배양 결과를 듣는 것으로 시술은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n차 시술을 하는 여성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험관 시술은 힘들었다.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날이 많고 자가 주사의 고통을 견뎌야 하며, 몸이 붓고 통증이 느껴지는 아픔을 참고 난자를 채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하루만 지나면 그 과정의 고통을 잊게 마련이고 나 역시 다음날 몸이 컨디션을 일정 부분 회복했다. 한 번에 성공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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