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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그리뜨 Dec 16. 2023

미시간 디트로이트 미술관

Detroit Institute or Arts (DIA)


여정의 마지막 행선지, 디트로이트 미술관. 공식명 The Detroit Institute or Arts.


Welcome to Detroit Institute of Arts


회사 생활을 하면서 미시간 출신들을 많이 만났는데 드디어 미시간 구경을 왔다는 게 정말 기뻤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추운 텍사스". 미시간의 첫출발은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회사에 입사하는데 1등 공신을 해줬던 것 같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예쁜 친구가 본인 결혼식 때 핸드캐리를 하여 서브했던 미시간 디어본 유명 (지중해식 및 프랑스식) 베이커리의 바클라바다. 저 많은 디저트를 혼자 다 먹겠다고 산 욕심을 부린 나도 참 대단하다. 결국 출장지에 가서 사람들이랑 나눠먹었다. 디어본은 미국 내 중동 인구 (특히 레바니즈)가 가장 높은 도시로 헨리 포드가 자동차 공장을 일으키며 산업에 혁명을 불러오던 시절 많이들 건너와서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고 한다.





어쨌든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와서 -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지나 18불을 내고 티켓창구를 지나가면 Great Hall이 맞아준다. 이 공간의 느낌이 참 좋았다. Great Hall을 계속해서 따라가서 인상주의 방을 가려면 디에고 리베라의 뮤랄을 지나야 한다. 디트로이트 미술관의 자랑이다. 디에고 리베라가 디트로이트에 방문했을 때 직접 그린 거대한 뮤랄이다. 정면으로 나타나는 생명과 태아의 그림은 왠지 프리다 칼로가 생각나게 했고 양 옆으로는 디트로이트의 영광의 시절,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을 거대하면서도 디테일하게 그려내었다.








디트로이트 미술관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 고흐의 오렌지 정물화다. 나는 정물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그림은 한참을 들여다봤다. 오렌지 중간중간에 볼 수 있는 다홍 빨간색이 참 이뻤다. 고흐의 파란색에 하얀색이 섞이면서 그림의 전체적인 명도가 올라갔다.





우체부님의 노란 단추가 달린 짙은 남색 코트, 노란색으로 우편이라고 새겨진 남색모자의 대비가 조화롭다. 고흐의 푸른색(남색)과 노란색을 좋아한다. 수염을 그린 붓 스트로크가 인상적이다. 집에 돌아와서 곱씹을수록 멋진 작품이다. 하필이면 이런 좋은 그림의 작품설명을 찍지 않았다. 사진을 성실하게 찍을 것임을 다짐한다.


사실 미술관 홈페이지에 "Van Gogh in America"를 광고하고 있어서 두근두근 한 마음이었는데 알고 보니 년 초에 이미 끝났다고 했다. 이 이벤트는 디트로이트 미술관이 반고흐의 그림을 사들이기 시작한 미국의 첫 번째 공립 미술관이라는 사실과 첫 구매로부터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전시였다고 했다.




고흐의 초상화 한 점과 고흐의 디거 (digger).



고흐의 꽃 정물화.



알록달록한 모네 초기의 그림이 좋다. 메트에서 봤던 모네가 그린 프랑스 휴양지 그림도 참 좋았다.



점묘화의 창시자 조지 쇠라의 작품. 그림도 그림이지만 액자까지 넘어간 점묘화가 인상 깊었다. 시카고에 있는 그의 엄청난 점묘화가 생각난다.



르누아르.



깨지면 마음 아파서 어떡해부터 생각이 드는 예쁜 그릇들과 실용성은 조금 떨어져 보이는 뭐 하는 물건인지 기억나지 않는 예쁜 장식품. 내가 아트 콜렉팅을 하는 레벨이 되었을 때 저런 거를 하나씩 같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미술관에는 fashionable living이라고 당시 프랑스 브루주아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 꾸며놓은 섹션이 있었는데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왼쪽은 힌두교의 신중 하나인 바수드하라, 부와 풍요로움의 신. 왼쪽 손에 보면 부처님의 지혜가 담긴 서적(?)을 들고 있다. 오른쪽은 티벳 불교에서 죽음의 신인 야만타카. 34개의 손마다 무기가 들려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아이고, 어찌하다 목만 오셨소. 한국에서 온 부처님 머리. 먼 여정 오시느라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쳤을까 싶다.


렌트카도 리턴해야하고 비행기도 타러가야하니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서둘러 미술관을 나선다. 디트로이트 미술관은 다시 한번 와봐도 좋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서쪽으로 서쪽으로 해를 좇다 보니 이런 멋있는 풍경도 보았다. 무지개색 하늘과 이불같이 깔려있는 구름. 원래 비행기 앞 좌석이었는데 뒷좌석 한 열이 통째로 비었길래 누워가려고 뒤로 옮겼더니만 (쳌인 할 때도 비어있었음) 결국 옆에 꽉꽉 차서 갔다. 좋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많은 행복 느끼고 많이 배우고 즐거운 여행하고 안전히 돌아왔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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