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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광 Oct 16. 2024

고마워

벌써 1년


1년 전 이맘 때쯤 이었으니,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그 때와 비교해 지금의 나는 꽤 바뀌어 있을 줄 알았는데

크게 보면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 말마따나 사람 안변하지 싶다.




신점봤을 때 5월이랑 8월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진짜 그렇더라.


갑작스런 퇴사에 길을 잃었던 난 내가 사회에서 하등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었는데,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네게 들키는 게 참 싫었더랬다. 아득바득 웅크려서는 아닌 척 했더랬지.


지금은 날 믿어주는 사람들과 같이 열심히 일하는 게 재밌다.

그 때는 열심히 일해야하는 이유가 너와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였는데

지금은 성장할 내 모습이 기대되서 열심히 일하게 되더라.


가끔식 해주던 따끔한 말들이 일 할때 종종 머리를 스쳐서는 도움이 꽤나 되고 있거든.

그게 참 고맙더라.




인기도 더 있어졌어.

새로 맺게 되는 관계들 속에서 먼저 연락이 오거나, 소개팅에서 애프터가 먼저 오거나..

모임이나 지인들 사이에서 이 사람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 평가 받는 일이 늘어났어.


사실 생각해보면 본질적으로 바뀐 건 크게 없는데,

내 안에서 내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나니 그걸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여유가 있어졌다, 라고 거칠게 요약할 수도 있겠다.


너를 안 만났으면 이런 변화도 겪지 않았을 것 같아, 그게 참 고맙더라.

그런데 너가 눈도 같이 높여놔서 그건 별로 안고마워.




이때까지 내가 사랑이라고 착각했었던 것들이 사실은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사랑을 하는 것과 사랑을 지키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고찰 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인간 성장에 있어 큰 스승의 역할을 네가 해준 것 일수도 있겠다.


작년 말과 올해 초, 불면증을 달고 살면서 어두운 긴 터널을 보내던 때를 지나

지금은 꽤나 잘 살고 있다.


문득 오랜만에 잠이 오지 않는 날을 맞이해서, 날짜를 보아하니

1년 전 요때 쯤인 것 같아 그냥, 고맙다는 말을 일기처럼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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