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에 치이면서 보낸 박사과정 2학차의 나는 작년 12월 25일이 되어서야 최종 과제를 모두 제출하고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을 했다고 끝난 것은 아니었다. 박사 과정생에게는 용돈 벌이를 해야 하는 무언가를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이 부분은 다음에 설명하겠다) 과제를 하느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밀린 업무 처리를 12월 말 동안 처리하는 작업이 있었다(연구 사업 과제들이 마무리되는 연말은 특히나 더 바쁘다).
어쨌든, 12월 말까지 독립연구자 네트워크 지원사업에 지원서류를 제출하려는 목표가 있었기에 연말에 연구 계획서 작성을 했고, 마치 폭풍 같았던 2023년 12월이 지나고 새해를 맞이하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라고 하고 싶다).
사실 1월 초 지도 교수님과 함께 진행하는 세미나 발표가 있어 발제문을 준비해야 했고, 학기 중이라 잠시 한구석에 치워뒀던 논문 수정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밤을 새우면서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방학이 시작됐지만, 방학이 아니다.
밤을 새우던 와중 갑자기 스트레스 없이 글을 쓰고 싶어 브런치를 로그인했다. 브런치는 나에게 그런 공간이다. 매주 하나의 글을 올리자는 목표를 새워보기도 했지만, 늘 과제를 하느라 시간에 쫓기며 글을 쓰고 있어서 브런치 만은 스트레스 없이 정말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힐링 공간으로 놔두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쨌든 나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교수님께 수정된 논문을 보내드려야 해서 지금도 밤을 새우는 중이다. 최근 계속 새벽에 자는 버릇이 들어, 이제는 다음 날 아침 일정이 있어 일찍 누워도 아침까지 잠을 못 자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선 교수님께 제출해야 하는 1차 시기를 맞추고, 다음 주의 세미나 발제를 준비하고, 그러면 나에게는 잠시 안정의 시간이 찾아올 것인가..
어쨌든 이 와중에 독립연구자 네트워크 지원사업에 뽑혀 1월부터 연구 시작을 해야 한다. 함께 하는 박사과정 언니와 신나게 계획서는 작성했지만 또 일을 벌인 것은 아닌가 아주 가~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일단 뭐든 행동하고 보는 타입이지만 끈기는 없는 타입으로써 2024년의 나의 계획은 또 한 바가지 작성이 되었다. 올해는 작년에 참여한 책도 출간될 예정이다. 올여름에는 책이 나온다고 하는데(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지만) 너무 기대가 된다. 다음 학차에는 졸업 시험을 치러야 하고, 개인 연구를 진행해야 하고(봄철 또는 가을철 학술대회 발표를 해야 한다, 이후 논문 게재 작업까지 생각하고 있다!), 개강 전 수업에 진행할 연구 주제와 연구참여자를 알아봐야 한다. 이번 수업 때는 내 박사 논문 주제와 연관된 주제를 가지고 가서 교수님께 살짝 어필을 해볼 생각이다.
우리 학과 수업이 어느 하나 쉬운 과목이 없어서 다음 학기는 조금이라도 숨 쉴 구멍을 만들기 위해 타과 수업을 하나 들을 예정이다. 그래도,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을 올해는 꼭 따야 하고,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나의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박사 이후 내가 독립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해보려고 한다.
박사 2학차를 지나며 개인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보다 더 멋진 사람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들처럼 독립 연구자로서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올해도 아마 계속 일을 벌이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그래도 나는 꾸역꾸역 어떻게 해서든 해내는 사람이니까. 그러면서 나는 조금씩 또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방학이 방학이 아닌 느낌이지만, 방학 때 또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