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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Feb 23. 2023

너의 글은 참 예뻐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지난달 막내 이모에게 선물과 편지를 썼는데 선물 한 밤 이모의 짤막한 답장이 돌아왔다.




너의 글은 언제 봐도 예뻐. 글이 참 예뻐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모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주고 싶었고, 행복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너무 따뜻한 답장을 듣고 내가 되려 행복해지고 말았다. 글이 참 예쁘다는 말에 내 글이 예쁜가? 하고 쑥스러워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사실 나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글 쓰는 것을 좋아할 뿐.. 하지만 좋아한다고 자주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하하



  최근에는 편지를 쓰는 일이 많이 어려워졌다. 스마트 폰이라는 기계가 생기면서 손글씨는 점점 엉망이 되어간다. 예전에는 글씨도 잘 썼던 것 같은데 요즘 글씨를 쓰면 엉망징창이다. 편지라는 건 내 마음을 전달하는 일인데, 그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어렸을 적 나의 꿈은 엄청 자주 바뀌었다. 어느 날은 피아니스트, 또 어느 날은 유치원 선생님, 어느 날은 공부도 못하면서 변호사를 꿈꾼 적도 있다. 또 어느 날은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이렇게 자주자주 꿈을 바꾸다가 작가가 되고 싶었다. 작가가 되면 주인공들의 직업을 내가 간접체험을 하는 것이니까. 주인공들의 직업을 공부하고 탐구한 뒤 글을 쓸 수 있으니까. 다양한 직업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끈기 없음




  그러나 내 꿈을 방해한 것은 끈기였다. 하루는 드라마 작가가 글이 써지지 않는다고 잠수를 타 방송이 밀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대체방송을 했다. 작가는 엄청 비난을 받았다. 결국 작가는 글을 썼고 드라마는 일주일 뒤에 방영이 되었다. 나는 저것이 나의 미래라고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20대 중반 이모에게 편지를 쓰면서 했던 문구가 기억난다. 작가가 꿈이라던 나는 이렇게 편지 한 장을 쓰는 것도 어렵고 힘이 든다고. 이모한테 편지를 쓰는 게 너무 창피하다고. 이모는 항상 답장을 주는데, 너는 항상 유쾌하고 너로 인해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고향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글을 전달하는 재주도 있어서 늘 대화하는 것이 즐겁다는 이야기였다.




이모의 글은 따뜻함


  이모는 늘 따뜻하다. 이모의 글도 따뜻하다. 이모의 사진도 따뜻하다. 그래서 나는 이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다. 고향을 오면 꼭 이모와 시간을 맞춰 데이트를 하곤 한다. 이모에게 고민도 털어놓고 이야기도 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있다.



  나의 글이 예쁘다고 해주는 것도 이모의 따뜻함이 있어서 그런 것을 안다. 어느 날은 나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이모의 개인 공간에 올린 적이 있었다. 직접 말하기는 부끄러워서 이렇게 보내는 이 없이 편지를 쓴다고. 너는 단번에 알아보겠지 하면서. 이모의 글을 발견하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의 고민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공감. 힘을 주는 메시지까지. 이모의 글은 언제나 따뜻하다. 그때의 글이 생각나 지금도 눈물이 고인다.




글의 힘



글이라는 것은 힘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누군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글에는 힘이 있기 때문에 따뜻하고 냉철한 시각을 갖고 글을 써야 한다. 논문이나 학술지처럼 인과관계와 증명을 요구하는 글을 쓸 때는 사실 너무 많이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 올리는 글을 쓸 때가 너무 행복하다. 힐링이 필요할 때는 브런치를 찾곤 한다.




물론 자주 쓰지는 못하지만..
다음 주 발제문을 준비해야 하지만..
꼭 이럴 때 브런치 글이 쓰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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