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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14. 2019

코 고는 아기, 낮에 무슨 일 있었길래

유아 코골이로부터 알아낼 수 있는 다양한 건강정보

뚱뚱하고 술 좀 마시는 어른은 열이면 열 코를 곤다. 반면 앙증맞고 귀여운 우리 아기가 코를 곤다면? "오늘 좀 피곤했나 보네"라거나 "코 고는 모습마저 귀엽네"라고 생각하며 이불만 덮어주고 나올 일이 아니다. 조금만 더 세심하게 관찰하면 아이의 몸 상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코를 곤다'는 것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는 뜻이고, 이는 여러 갈래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피곤해서 골까 골아서 피곤할까


코를 고는 원인은 아이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비만이 주범이다. 소아비만이 일반화되면서 코 고는 어린이가 증가한다는 건 당연한 결과다. 살이 찌면 목과 코 주변 조직에 지방질이 축적되고 기도의 직경이 좁아지면서 코를 골게 된다. 코 고는 우리 아이가 비만이라면 살부터 빼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주도록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아데노이드와 편도 비대다. 비만하지 않다면 이 경우가 가장 흔하다. 아데노이드와 편도는 호흡기 입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조직이 비대해질 경우 코로 숨 쉬기가 어렵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어린이라면 코를 좌우로 나누는 비중격 연골이 휘었을 수도 있다. 이런 '비중격만곡증'이 있어도 코를 곤다. 그 외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아이가 코를 고는 이유를 찾아내면 전반적 호흡기 건강을 동시에 체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코 좀 곤다고 병원까지 가야 하나


생활요법으로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면 굳이 의료기관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코골이와 함께 오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이 경우 아이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전문적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확보되지 않아 생긴다. 코를 골다가 잠시 숨을 멈춘 뒤 '푸~'하고 크게 숨을 몰아쉬는 식이다. 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아이는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낮에는 행동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치료한 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호전됐다는 국내 보고도 있다.

그 외 심각한 코골이는 저신장이나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고, 입으로 숨을 쉬다 보니 얼굴뼈와 턱 성장에 이상이 생겨 얼굴이 길어 보이는 소위 '말상(아데노이드 페이스)'으로 성장할 위험도 있다.


◆어린이 코골이 어떻게 치료하나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전, 아이의 코골이가 심각한 수준인지 자가 체크부터 해보자. 우선 코골이와 함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가 확인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증상이 아이의 '수면의 질'을 나쁘게 하는가 알아내는 일이다. 어른의 경우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낮에 졸리거나 피로하면 수면의 질을 의심할 수 있지만 어린이는 반대다. 수면의 질이 나쁠수록 오히려 낮에 더 활발하게 움직여 피로를 쫓으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이의 수면무호흡이 치료를 요하는 수준인가는 이비인후과를 둔 의료기관에서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아이가 자는 동안에 뇌파와 호흡, 심전도, 근전도 등을 기록해 수면의 질을 확인한다. 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아데노이드 비대인지, 또 다른 이유인지 파악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도 중요하다. 

어른의 코골이 치료에는 양압환기 치료나 구강 내 장치 치료법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수술요법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 어른에게 권장하지 않는다. 반면 어린이는 수술요법이 가장 근본적이며 확실한 치료법이다. 턱뼈와 얼굴뼈가 성장하기 전인 4~6세 사이에 해주는 것이 좋다. 완치를 노려볼 수 있는 방법인 만큼 의료기관도 적극 권장하는 편이다. 2∼3일 정도 입원이 필요하고 수술 시 전신마취도 해야 한다. 

비중격 만곡증이 원인이라면 코뼈와 연골을 바로 잡아주는 수술을 통해 공기의 흐름이 원활해지도록 교정해주면 증상이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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