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골초라도 집에서 흡연하는 사람, 요새 거의 없을 겁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산다면 더 그렇겠죠. 그래도 '한 대 피워야겠다' 싶으면 일단 밖으로 나가 '그들끼리 모이는' 어딘가에서 해결하고 올 텐데요. 이렇게 '밖에서 피우고 온' 흡연자는 집 안에 있던 가족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지 않을까요? 흥미로운 이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해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0년 한림의대 백유진 교수(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팀이 작성한 논문을 보면, 집 밖에서 흡연하는 배우자를 둔 임산부의 머리카락에서 적지 않은 니코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임산부 869명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흡연 습관과 간접흡연과의 관계를 조사해봤습니다. 비흡연 배우자, 집 밖에서만 피우는 배우자, 집안에서 피우는 배우자 등 3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더니,
비흡연 배우자를 둔 임산부 머리카락에서는 니코틴 수치가 0.33ng/mg였는데, 집 밖 흡연 배우자를 둔 임산부는 0.51ng/mg, 집안 흡연 배우자를 둔 경우는 0.58ng/mg로 나타났습니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집 밖 흡연이 간접흡연의 폐해를 예방하는 데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백 교수팀은 "임산부를 흡연행위로부터 단순 분리하는 전략은 간접흡연에서 보호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라고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교훈은 간단합니다. 끊던가, 안 그럴 거면 한 대 피운 뒤 '아주 충분히 지칠 때까지' 거리를 배회하다 들어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