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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소하 Nov 25. 2020

2010년대의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비춰보는 케이팝


ㄱ. 들어가며   


케이팝이 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대중적 전성기를 맞이한 2000년대, 그리고 국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도약하기 시작한 2010년대까지, 케이팝 시장의 중심에는 SM 엔터테인먼트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SM 엔터는 시장의 중심에 위치한 동시에 그들의 최전선에서 시장을 이끌어갔다. 단순히 시장에서의 가치와 회사의 규모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SM 엔터는 시장의 중심이자 선봉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 시작에 있던 H.O.T와 S.E.S를 시작으로 보아(BoA), 동방신기(TVXQ!),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샤이니(SHINee), f(x), 엑소(EXO), 레드벨벳(Red Velvet), NCT 등 굵직한 그룹을 기획한 SM 엔터는 지금까지도 그 위상을 유지한 채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존재로 남아있다.


SM 엔터가 시장에 도입한, 그리고 개척해 낸 많은 요소는 여전히 시장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도입을 통한 음악의 발전을 필두로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활로 개척, 안무 영상, 하이라이트 메들리, 아트 필름 등의 세밀한 기획까지 다방면으로 케이팝 시장의 범위를 넓혀간 SM 엔터는 단순 나열한 요소만으로도 하나의 기획사가 시장 전반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케이팝이라는 장르를 정의하는 기반이 되는 아티스트 기획 방면에 있어서도, SM 엔터가 시행했던 많은 방법은 현재에도 그대로 재현되며 하나의 기본적인 요소로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SM 엔터가 과거부터 행해온 많은 방법론은 케이팝 시장에 뿌리내린 채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과거에 도입한 방식들이 현재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 그들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방법들은 미래의 시장에 영향을 끼치게 되지 않을까? 또한, 만약 이러한 전제가 옳다면, 현재의 SM 엔터가 그려가는 그림을 면밀히 관찰하여 미래의 케이팝이 전개될 형태를 단순하게라도 예견할 수 있지 않을까? 본고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데에서부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 답을 찾는 것은 케이팝과 음악 시장 내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고, 나는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어쩌면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보다는 그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 역시 그러한 대답과 비슷한 선상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과정을 그려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2010년대 SM 엔터의 모습으로부터 2020년대, 그리고 그 이후의 케이팝을 예측해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한다.       


ㄴ. 케이팝에서의 기획, 그리고 플랫폼으로서의 그룹   


케이팝에서 그룹을 기획하는 것은 해당 그룹이 나아갈 활동의 기반을 다지는, 그러니까 그룹의 초석을 놓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아마 하나의 그룹을 기획하는 일은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노력을 들여 완성해야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일 것이다. (물론 돈이나 시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통해 하나의 아티스트가 완성되기까지, 비-전문가인 우리가 쉽사리 알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노력들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획은 아티스트의 데뷔 이후에도 계속된다. 일회성으로 기획된 아티스트가 아닌 이상, 해당 그룹은 기존의 것을 유지하거나 그것을 뒤틀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획을 지속할 것이며, 계속된 기획은 케이팝 아티스트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그렇기에 기획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그리고 가장 선두에서 작용하는, 그런 행위인 셈이다.


SM 엔터의 기획을 살펴보기 이전에 여타의 기존 그룹들이 가졌던 기획을 떠올려본다. 굳이 SM 엔터를 빼놓지 않더라도, 기존 대부분의 케이팝 그룹이 가졌던 기획의 중심은 ‘하나의 팀’, 혹은 ‘하나의 그룹’에 있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케이팝 그룹을 기획하는 과정에 있어 활발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그룹 전체가 하나로 작동하는 이러한 기획은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라는 소속감은 분명 그룹뿐만 아니라 팬덤 역시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뚜렷한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하나의 팀으로 운영되는 기획 특성상 비교적 활동의 기획과 실행의 과정 역시 편할 것이다. 또한 단순히 관찰과 분석만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아티스트, 혹은 팬의 심리적, 정서적인 안정감 역시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 ‘하나의 그룹’으로서 마주치게 되는 한계 역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는 분명 ‘다양화’에 대한 문제와 가까울 것이다. 분명 하나의 팀으로는 실행할 수 없는 기획이 존재하고, 혹은 하나의 그룹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음악과 기획에는 한정된 범위가 존재하기에 이들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하나의’ 그룹과 팀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부여되는 한계치를 이유로 대부분의 케이팝 그룹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자취를 감추게 되곤 한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SM 엔터가 차용한 방법론은 그룹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케이팝 그룹이 단순히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하나의 그룹을 중심으로 이를 플랫폼 삼아 다방면으로 날개를 펼쳐 다양화를 꾀하는 방식을 택했다. 플랫폼으로서의 그룹이 가지는 장점은 명확하다. 기존에 존재했던 ‘하나의 팀’이 부딪혀야 했던 ‘다양화’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그룹 내에서 또 다른 그룹이 파생되고, 때로는 그 그룹이 반영구적으로 나아가기도, 일시적으로 존재하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팀들이 가져야 했던 ‘다양화’에 대한 문제를 명백히 피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 역시 일정 부분 파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양화’라는 강점에 수반되는 요소 중 하나로, 하나의 그룹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게 됨으로써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익숙함을 탈피하며 계속하여 신선함을 제공할 수 있는 결과를 내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방식을 통해 기존의 기획보다 오랜 시간 지속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플랫폼으로서 존재하는 그룹의 시초는 슈퍼주니어였다. 슈퍼주니어는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케이팝 최초의 대형 그룹이자 ‘로테이션 형’ 그룹으로서 그 시작을 알렸다. 계속해서 멤버가 교체되며 활동을 진행하는 ‘로테이션’ 방식은 그 당시에도, 물론 현재에도 분명 충격적인 기획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당시 많은 팬들의 반발이 이어졌으며, 그로 인해 SM 엔터가 꿈꿨던 새로운 방법론은 실패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신 슈퍼주니어는 그 팀을 중심으로 하되 다양한 유닛 활동을 펼쳐나갔고, 현재까지 슈퍼주니어 K.R.Y, 슈퍼주니어 T, 슈퍼주니어 M, 슈퍼주니어 D&E 등 다양한 유닛이 활동을 이어왔다. SM 엔터가 당시 기획한 ‘로테이션’이라는 방법론은 시대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소로 점철되어 있었고,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실패한 예시로 남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로테이션 방식의 실패에서 이어진 다양한 유닛 활동은 지금에도 다양한 그룹들이 실행하는 케이팝 시장 내의 주요한 기획 방식으로 남았으며, 이후 SM 엔터가 펼쳐 가고자 했던 플랫폼이라는 방법론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에서의 기획 실패에 이어 등장한 또 다른 플랫폼 형태의 그룹은 엑소였다. 엑소-케이(EXO-K)와 엑소-엠(EXO-M)이라는, 각각 한국과 중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 두 그룹으로 분할하여 등장한 엑소는 분명 신선한 방법론을 제시함과 동시에 이를 팬들이 일정 부분 수용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똑같은 앨범을 단순히 언어만 교체하여 발매하거나, 때로는 모든 멤버가 엑소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뭉쳐 활동하기도 하는 엑소의 형태는 이전의 사례와 달리 성공적인 결과로 남았다. 물론 그들이 분리되어 활동한 기간이 무척 짧다는 점과 일정 기간 이후 그러한 분리된 형태로서의 활동이 자취를 감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겠으나, 그룹의 시작에서부터 행해진 새로운 ‘플랫폼 그룹’으로의 기획은 비교적 긍정적인 성과를 남겼으며, 이후에 행해질 기획 역시 보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었다.


그리고 결국 위와 같은 과정을 걸쳐 함축된 기획의 결과는 NCT로 귀결된다. 등장부터 심히 충격적인 방식을 공표했던 NCT는 어쩌면 이전 선배들의 방식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실험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NCT를 중심으로 다양한 멤버 구성이 가능한 NCT U, 국내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NCT 127, 만 20세 이하의 멤버로만 구성된 청소년 연합팀 NCT DREAM, 중국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WayV까지, 현재까지만 해도 NCT라는 거대한 플랫폼 그룹 아래에 4개의 팀을 기획하고 이들을 계속해서 운영해나가고 있다. 또한 네 그룹의 운영뿐만 아니라 당시의 모든 멤버들을 모아 기획했던 NCT 2018, NCT 2020의 경우에는 SM이 기획한 NCT라는 그룹의 결정체와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NCT 2020은 기획에 참여한 23명의 멤버가 기존에 결성된 팀으로도, 새롭게 구성된 팀으로도 활동을 이어갔으며, NCT 2018의 경우에는 「Black On Black」을 통해 18명의 멤버가 한 무대에 올라 이전까지는 볼 수 없던 거대한 규모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NCT는 SM 엔터가 그동안 끊임없이 고대한, 그리고 그들이 기획하고자 했던 이상향을 그려낸 그룹이 되었다.


NCT를 통해 우리는 플랫폼 형태의 그룹이 가지는 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로는 다양화라는 강점의 활용이 있다. 앞서 설명한 NCT 127, NCT DREAM, WayV는 각자가 가지는 특징을 중심으로 열띤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나이’라는 요소를 기준으로 뭉친 NCT DREAM의 경우에는 해당 요소를 확실하게 강조한 기획과 활동으로 리스너에게 호평을 받았고, ‘장소’를 기준으로 하는 NCT 127과 WayV는 단지 그들이 지칭한 공간에 묶여있지 않은 채 다양한 공간을 오가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NCT U와 NCT 2018, NCT 2020은 그러한 다양화의 중심에서 플랫폼 방식 그룹의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그야말로 어떠한 기준도 없이 작품에 적합한 멤버를 구성할 수 있는 NCT U는 그로부터 발생 가능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데뷔곡인 「일곱 번째 감각 (The 7th Sense)」을 시작으로 「BOSS」, 「Make A Wish (Birthday Song)」등 기존의 팀과 같은 정통적인 케이팝 그룹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 하면, 「Coming Home」, 「Misfit」등 특정 포지션의 멤버들로 구성한 팀을 통해 해당 장르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도, 「Black On Black」, 「Baby Don’t Stop」등 퍼포먼스에 치중된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NCT 2018과 NCT 2020이라는 기획에서는 앞서 언급한 NCT U의 결과물들을 내놓는 동시에 「TOUCH」, 「GO」와 같이 기존의 팀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는 정반대되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NCT라는 거대한 그룹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하며 기존의 케이팝 그룹이 쉽게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화’라는 요소를 완벽하게 수행해내고 있다.


또한 그들이 가지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강점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이다. ‘무한개방, 무한확장’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NCT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멤버가 추가되고, 새로운 팀이 생성된다. 이는 새로운 팀의 발표에 맞추어 새로운 멤버가 추가되어 팀을 구성하기도 하고, 이미 존재하는 팀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기도 하며, 아예 각 팀의 멤버 구성을 교체하거나 멤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렇게 계속해서 확대되는 플랫폼 형식의 그룹이 가지는 방향성은 결국 NCT가 ‘지속 가능한’ 팀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한다. 새로운 멤버를 합류시키거나 팀을 새롭게 생성하고, 기존 팀의 멤버 구성을 변화시키기도 하면서 NCT는 리스너에게 꾸준히 신선한 모습을 제공할 수 있으며, 또한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다양성 역시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움을 선사하는, 그야말로 영구적인 그룹으로서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 형태의 그룹이 가지는 문제점 역시 명확하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소속감’의 문제에 있을 것이다. 본 파트의 초반에 언급된 기존의 그룹이 가지는 특성, 곧 ‘하나의 팀’이라는 기획 방식이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은 그 그룹에 대한 소속감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속감은 단지 그룹에 소속된 멤버뿐만 아니라 팬덤 역시 느끼는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한다. 하나의 팀으로 존재하는 그룹은 일관된 형태로 계속해서 존재하고, 그렇기에 그들과 함께하는 팬들은 그들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쌓아나가게 된다. 팬덤이란 케이팝 시장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고, 팬들의 존재는 케이팝 그룹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플랫폼 방식의 그룹은, 결국 ‘하나’라는 소속감이 부재할 수밖에 없는 형태이며, 그렇기에 팬덤 역시 그들의 분리와 결합 속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또한 오랜 기간 애정을 가지고 응원하던 팀에서 기존 멤버가 교체되거나 새로운 멤버가 추가되고, 혹은 완전히 팀이 해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를 통해 팬덤이 가지게 될 비극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정도일 것이다. 이렇듯 플랫폼 형태의 그룹으로 존재하며 가지게 되는 소속감의 부재는 분명 쉽게 짚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소속감이라는 요소는 분명 기존 케이팝 시장에서 아티스트에게도, 또 아티스트를 지탱하는 팬덤에게도 아주 주요하게 작용했던 요소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으로서 존재하는 그룹은 SM 엔터가 완성하고자 했던 오랜 숙명이자 현재 진행 중인 과제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이 가지는 단점이 명확하기는 하나, 장점 역시 뚜렷하게 존재하고, 그 장점이 가지는 강점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SM 엔터는 여전히 플랫폼으로서의 그룹을 지향해나가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사례를 제외하고도 이미 다양한 형태로서 플랫폼 그룹의 예시가 등장했다. SM 스테이션(SM STATION)으로 진행되었던 「Wow Thing」의 경우 슬기와 함께 다른 기획사에 소속된 청하, 소연, 신비가 뛰어난 실력을 기반으로 화려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이후에는 SM 엔터에 소속된 아티스트로만 구성된 슈퍼엠(SuperM)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SM 엔터의 밖에서는 개인 싱글과 다채로운 유닛으로 시작을 알린 이달의 소녀, 세 유닛의 조합으로 탄생한 세븐틴 등 다양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그들의 경우에는 SM 엔터가 실행했던 기획보다는 다소 소극적인 방식을 택하긴 했으나, 이렇듯 플랫폼이라는 방법론을 결합한 그룹은 현재에도 SM 엔터를 넘어 케이팝 시장 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분명 미래의 케이팝 시장에서도 다채롭게 활용될 방식일 것이다. 또한, 현재로서는 그것이 가지는 한계보다는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미래에 보여줄 지속 가능성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플랫폼으로서의 그룹은 계속해서 긍정적인 전망을 보일 것이다.      

 

ㄷ. 케이팝에서의 음악, 낙차와 콘셉트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다른 장르와 구분될 수 있는 음악적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낙차와 콘셉트일 것이다. 낙차와 콘셉트는 대다수의 케이팝 작품이 가지는 요소이고, 많은 기획사들은 그것을 그려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행한다. 하지만 낙차와 콘셉트는 각각의 요소를 수반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고, 그렇기에 두 요소를 모두 활용하는 것은 분명 높은 난이도가 요구된다. 특히나 그것이 극단으로 나아가 뚜렷한 낙차와 콘셉트를 모두 사로잡는 일은 무척 어려운 과정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획사는 낙차와 콘셉트 중 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2010년대에 들어 케이팝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된 이후 두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자 많은 기획사들은 보다 하나의 요소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가령, 세대론 적인 구분을 따른다면, 특히 3세대와 4세대 아이돌부터는 낙차와 콘셉트 중 하나의 요소에 집중하여 작품을 기획하며, 그러한 요소를 더욱 부각시키고, 이를 효과적으로 그려내고자 다양한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낙차와 콘셉트란 케이팝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또 그 존재를 어떻게 뽐내고 있을까? 먼저 낙차의 경우, 케이팝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일 것이다. 물론 낙차는 케이팝에서만 사용되는 방식은 아니며, 활용 사례를 찾자면 클래식부터 현대의 많은 대중음악 장르까지도 그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팝에서의 낙차는 분명 이들과는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케이팝 음악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 가령 퍼포먼스와 랩, 노래 등을 모두 담기 위해서는 낙차라는 요소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만 이들을 음악 내에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다. 또한 케이팝에서의 낙차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구현되는데, 그것은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발생하며 때로는 소리들의 층을 쌓다가 무너뜨리고, 혹은 맥시멀함과 미니멀함의 교차를 통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낙차는 케이팝의 많은 요소를 하나의 트랙 안에 담아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케이팝의 콘셉트 같은 경우, 케이팝에서 작품을 넘어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콘셉트라는 것은 때로는 반영구적으로, 때로는 일시적으로 활용되곤 하지만, 그것이 가지는 힘은 무척이나 강력해서 때로는 해당 콘셉트가 적용되는 작품을 넘어 아티스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한 콘셉트라는 방식이 변화의 가능성을 품고 있음에서 기인하는 다양성이라는 요소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계속되는 활동 속에서 다양한 모습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강점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콘셉트의 존재는 케이팝 내에서 작품과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함과 동시에 그를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요소로서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SM 엔터의 낙차와 콘셉트란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SM 엔터는 그 어떤 기획사와 아티스트보다도 케이팝에서의 낙차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뛰어나게 활용할 줄 아는 기획사이다. SM 엔터는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서 다양한 요소와 방식을 통해 낙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가령 소녀시대의 「I GOT A BOY」에서 템포를 자유자재로 변경하는 동시에 이를 당당하게 표출해내고, 또한 그렇게 변형하는 템포의 흐름 속에서 이와 함께 곡 자체의 분위기를 바꾸어 나가며 낙차를 만들어내고, 엑소의 「늑대와 미녀 (Wolf)」에서는 보다 극적인 소리와 기계적인 소리의 교차를 통해 낙차를 만들어내며, 이와 동시에 미니멀한 랩과 맥시멀한 화성의 교차를 그려내어 그들만의 독특한 낙차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도록 했다. 이렇듯 SM 엔터는 다양한 방식과 요소의 활용으로,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케이팝스러운 낙차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이어왔으며, 이는 그들이 선보이고자 하는 케이팝의 다양한 요소를 하나의 작품 속에 녹여낼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콘셉트 역시, SM 엔터가 지난 수십 년의 기간 동안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분야이다. SM 엔터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비롯해 의상, 아트 필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작품과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뚜렷하게 그려내고는 했으며, 이는 그러한 활동에 있어 작품과 아티스트가 가지는 정체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왔다. 가령 SM 엔터는 하나의 아티스트에 다양한 콘셉트를 적용하여 다양한 모습을 펼칠 수 있도록 했는데, 소녀시대의 경우 「Oh!」를 통해 쾌활하고 상큼한 이미지를 선보인 직후 「Run Devil Run」을 통해 강렬한 모습을 나타냈고, 엑소 역시 「Call Me Baby」를 통해 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을 선보인 직후 「Love Me Right」을 통해 상쾌하고 청량한 느낌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듯 SM 엔터는 다채로우면서도 아티스트에게 적합한 콘셉트를 활용하여 매번 작품과 아티스트에 맞는 새로운 옷을 입혀내곤 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대의 SM 엔터의 경력에서 가장 뚜렷한 낙차와 콘셉트를 그려낸 그룹은 샤이니와 f(x)였다. 두 그룹은 SM 엔터가 음악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던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선보였으며, 다양한 낙차와 콘셉트를 필두로 케이팝 시장에서 역시 쉽게 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그들은 다양한 일렉트로닉 장르를 시장에 도입시키거나, 혹은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며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는데, 현재는 케이팝 시장에 완전히 뿌리를 내린 트랩, 딥하우스, UK 개러지, 덥스 등의 장르는 샤이니와 f(x)가 그 장르의 기반을 다진 장본인으로 기억된다. 또한 두 그룹은 각자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강조하여 낙차와 콘셉트를 풀어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많은 케이팝 그룹에 레퍼런스로 활용되며 그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다.


먼저 샤이니의 경우 그 스타일을 ‘과감함’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수많은 활동을 통해 샤이니가 보여준 그들만의 스타일은 과감함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이 보여준 다양한 장르의 활용과 화려한 퍼포먼스, 뚜렷한 낙차의 존재는 샤이니라는 그룹이 가지는 힘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Dream Girl」의 경우 펑키한 기타와 날카로운 전자음의 교차를 통해 그들만의 낙차를 그려내고, 「Everybody」는 덥스텝, 혹은 컴플렉스트로를 중심으로 한 전자음을 필두로 나아가는 동시에 때로는 소리의 층을 멤버들의 화성으로 채워 넣고 때로는 이를 완전히 치워둔 채 전자음만으로 층을 채우며 과감한 낙차와 구성을 이루어낸다. 또한 「1 of 1」에서는 레트로한 뉴잭스윙과 트렌디한 신디사이저의 결합으로 낙차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Sherlockㆍ셜록 (Clue + Note)」은 「Clue」와 「Note」를 효과적으로 교차하며 두 곡이 가지는 분위기의 위치 차이를 통해 낙차를 만들어내고, 이와 함께 벌어지는 강렬한 퍼포먼스로 그들의 과감함을 더욱 거대하게 뽐낸다. 음악에 이어 그들의 콘셉트 역시 다양한 스타일을 오가며 그 정체성을 다채롭게 꾸며냈는데, 데뷔 초반의 「누난 너무 예뻐 (Replay)」와 「산소 같은 너 (Love Like Oxygen)」의 순수한 모습을 넘어 「Why So Serious?」의 강렬한 모습, 「View」와 「데리러 가 (Good Evening)」의 진중한 모습에 다다르기까지, 샤이니는 매번 다채로운 모습으로 리스너에게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f(x)의 경우에는, 그들만의 ‘독특함’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냈다. 특히 f(x)는 매번 독특한 작법을 중심으로 기존의 것과는 색다른 콘셉트를 구현했으며, 또한 그들의 음악 내에서도 매번 독창적인 낙차를 그려냈다. 가령 독창적인 가사와 콘셉트, 신선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인상적인 「NU 예삐오 (NU ABO)」와 「피노키오 (Danger)」를 지나, 기계적인 느낌을 한껏 가미한 채 두터운 화성과 확연한 빌드업, 미니멀한 후렴이 인상적인 「Electric Shock」, 매력적인 은유가 이어지는 동시에 독특한 형식의 전개를 통해 낙차를 만드는 「첫 사랑니 (Rum Pum Pum Pum)」, 다양한 사운드의 위치를 계속해서 교차시키고 서로 다른 분위기의 장르를 혼합하여 낙차를 발생시키는 「Red Light」 등 f(x)의 음악은 그야말로 f(x)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특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들의 콘셉트 역시 ‘독특함’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엉뚱하고 괴상한 가사를 중심으로 한 작법으로부터 전해오는 독특함과 매번 세련되면서도 다채로운 방식으로 그려내는 그들의 콘셉트는 그 어떤 여타의 그룹도 해낼 수 없는 f(x)만의 독특한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지시킨다.


이렇듯 지난 2010년대에 들어 SM 엔터의 음악적 요소는 샤이니와 f(x)를 통해 완성되었다. 그러나 분명 두 그룹의 작품에는 작은 아쉬움이 존재했다. 샤이니의 경우 과감한 낙차가 주된 요소로 자리 잡았으나 콘셉트 역시 매번 과감한 변신을 택했기에 그에 따른 콘셉트의 일관성을 찾기 힘들었으며, f(x)의 경우 ‘독특함’을 소재로 한 콘셉트를 일정하게 보전하며 활동을 전개했으나, 그것이 가져오는 낙차는 과감함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에 이르러 발생한 레드벨벳의 등장은 이러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순간으로 남았다. 레드벨벳은 지난 2010년대에 SM 엔터가 그려낸 샤이니와 f(x)의 음악적 강점만을 모아 과감한 낙차와 독특한 콘셉트를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으며, 그러한 강점을 토대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레드벨벳의 낙차는 분명 샤이니와 같이 과감한 모습을 띠고 있다. 「Ice Cream Cake」은 호러스러운 멜로디를 시작으로 강렬한 드럼의 강약 조절과 사운드 층의 고저를 오가는 방식을 사용해 커다란 낙차를 만들어내며, 8비트 사운드가 인상적인 「Power Up」은 점차 사운드를 쌓아가다 두 번의 변곡을 만들어내며 이를 무너뜨리는 방식을 통해 낙차를 발생시킨다. 또한 「짐살라빔 (Zimzalabim)」의 경우 계속해서 른 트랙들을 등장시켜 이를 교차시키고, 복잡한 파트 구성을 통해 계속된 난잡함을 만들어내며, 이들의 상승과 하강을 통해 거대한 낙차를 구현해낸다. 이렇듯 레드벨벳이 만들어내는 낙차는 샤이니의 것과 같이 계속해서 거대하고 과감한 모습으로 발현된다. 그리고 레드벨벳의 콘셉트는 f(x)의 것과 같이, 독특함을 중심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소개말과 같이) 강렬한 레드 콘셉트와 부드러운 벨벳 콘셉트의 공존은 그들이 융합하지 않을 것과 같이 존재했다. 특히 「Ice Cream Cake」와 「Automatic」, 「Dumb Dumb」와 「7월 7일 (One Of These Nights)」의 공존은 두 콘셉트가 서로 분리된 채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곧이어 「러시안 룰렛 (Russian Roulette)」, 「Rookie」를 통해 두 콘셉트의 융화가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하게 되었으며, 이는 「피카부 (Peek-A-Boo)」를 통해서 더욱 적극적인 혼합으로 귀결되었다. 이어지는 「Bad Boy」에서는 더욱 효과적인 두 콘셉트의 융합이 이루어졌는데, 강렬하고 다이나믹한, 혹은 쾌활하고 정신없는 레드 콘셉트와 부드럽고 정돈된, 혹은 음산하고 차분한 벨벳 콘셉트가 각자 뚜렷하게 존재하는 동시에 이들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구현되었으며, 이는 이후 발매된 「RBB」와 「Psycho」에서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구현되었다. 이렇듯 독특한, 혹은 독자적인 콘셉트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이에 대한 분리와 융합을 탁월하게 이행한 레드벨벳은 f(x)의 것을 보존한, 아니 어쩌면 그것에서부터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레드벨벳은 과감한 낙차와 독특한 콘셉트를 유연하게 조율해내며 SM 엔터가 원하는 음악상을 뚜렷하게 구현해 냈으며, 둘 중 하나라도 확실하게 잡아내기 힘든 낙차와 콘셉트라는 요소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두 요소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2020년 현재에 들어 많은 그룹에 영향을 끼치며 사례를 남기고 있는데, 시그니처(cignature)의 경우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쪼’를 중심으로 한 콘셉트와 음악적 난잡함을 필두로 한 낙차를 확연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역시 독특한 콘셉트와 작법을 중심으로 보다 강렬한 낙차를 그려내고 있다. 이렇듯 낙차와 콘셉트의 효과적인 융합을 그려낸 레드벨벳과 그 선례를 남긴 샤이니, f(x), 그리고 이것을 기획한 SM 엔터의 결과물은 분명 미래의 케이팝 시장에 자리 잡은 채 그들의 기준점으로 남아 계속해서 참고해야 할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ㄹ. 마치며   


다시 본고의 초반부를 인용하자면, SM 엔터는 지난 수십 년간 케이팝을 선두해온 시장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아마 큰 이변이 없는 한, 머지않은 미래에도 그들은 케이팝 시장을 계속해서 이끌어 갈 것이다. 그들이 선보인 지난 10년간의 기획들은 분명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며 케이팝 시장 내에 하나의 디폴트 값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본고에서 언급한 플랫폼형 그룹, 그리고 낙차와 콘셉트의 융화 또한 미래의 케이팝 시장에서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에는 SM 엔터에 비견되는 기획사가 많아져 그 존재감이 보다 위축되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 케이팝 시장이 또 어떤 특이점을 맞이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제까지 SM 엔터가 보여주었던 과정과 결과에서 엿볼 수 있듯, 그들은 분명 미래의 케이팝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본고에서는 SM 엔터의 음악적 기획과 요소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뤘기에, 지난 10년간 발생한 SM 엔터의 안타까운 사건과 음악 외적인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들이 지난 10년간 보여준 다양한 케이팝적 요소는 분명 한 번쯤 조명해볼 필요가 있었으며,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 2020년의 말미에서부터 2020년대의 케이팝을 예견하는 것은 분명 부질없고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그러한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과정을 공유한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더욱 많은 담론이 형성되고, 그를 통해 케이팝 시장이 보다 확연한 성장을 그려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케이팝이 나의 예견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나는 그 미래를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힘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나는 그저 한 명의 팬으로서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희열을 느낄 뿐이다. 그리고 분명 지난 수십 년간 그래왔듯, 미래의 케이팝 역시 우리에게 기분 좋은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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