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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총각 Nov 19. 2020

크라우드펀딩, 마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다.




나의 첫 프로젝트는 156%의 달성률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사실 정말 놀라운 숫자였다. 후원금을 100만 원도 못 채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길고 길었던 크라우드 펀딩이 마무리되었다. 

펀딩 마감이 되고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펀딩 기간을 넉넉하게 설정했지만, 게으른 탓에 시간에 쫓기듯 결과물을 완성했고, 완성된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아 수정에 수정을 거치다 보니, 결국 배송이 조금 늦어졌다. 


특히, 감사한 마음에 추가 리워드를 보내드리고 싶어 아이템을 추가했는데, 이것 때문에 배송이 늦어졌다. 모든 후원자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배송이 늦어질 것 같습니다. ㅜㅜ'


답장이 왔다.


'괜찮아요~'


'천천히 보내주셔도 됩니다~'


정말 감사했다. 뭔가, 정말로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감사한 마음에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손편지를 써보기로 했다. 후원자는 약 100명.(몇몇 지인분들은 내 통장으로 바로 입금해주신 분들도 계셨다) 


'한두 시간이면 되겠지?'


살면서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에게 손편지를 써본 적이 없었다.(앞으로도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잘못된 계산이었다. 결국, 편지를 쓰는데 7~8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순수 시간으로 7-8시간이었다. 이틀에 걸쳐 손편지를 썼다. 나중엔 손이 덜덜 떨려서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안 그래도 글씨를 못 쓰는데, 글씨가 더 개판이었다. 


손편지 일부. 뿌듯뿌듯.



내 오른손은 잃었지만, 마음은 뿌듯했던 손편지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포장이 시작되었다. 사실, 리워드 제작을 의뢰하면, 포장까지 해서 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추가로 주문한 메모지는 상자에 덩그러니 담겨 와서 나를 당황시켰다. 반을 쪼개서 일일이 나누고, 종류별로 담아서 비닐포장지에 담았다. 


포장까지 완성된 메모지



다음은 엽서 나누기. 후원 금액별로 엽서 수량이 달랐기 때문에, 이것도 나눠야 했다. (내가 처음 리워드 설정을 할 때 다 똑같이 했으면 작업하기 수월했을 텐데... 내가 여기까지 생각했을 리 없다) 여하튼 이 작업도 의외로 오래 걸렸다.



분류를 모두 마치고 드디어 포장이 시작되었다. 비닐포장지에 주문한 책과 리워드 그리고 직접 쓴 손편지를 넣어 예쁘게 포장을 했다. 그다음, 뽁뽁이 봉투에 상품을 넣고, 미리 받아놓은 운송장을 붙였다. 손편지에 후원자 개개인의 성함을 적었기 때문에, 상품이 운송장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나는 참 일을 어렵게 잘 만든다)


틀린 게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며 작업하다 보니 진행속도가 더뎠다. 하루 종일 앉아서 포장을 하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그래도 감사했다. 많은 분들의 후원과 응원 덕분에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다.



포장을 마치고 한 군데에 모아 사진을 찍어봤다. 뿌듯했다. 이제 이 택배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진다고 생각하니 뭔가 뭉클했다. 그간 고생했던 날들이 생각났다.


출판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고, 그저 내 스스로 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된 책 출판 작업. 글쓰기가 어색했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그 글을 다듬어 책으로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내가 게을러서 늦어진 게 크지만) 처음 써보는 인디자인 프로그램과 일러스트에 시간을 뺏기기도 하고, 작은 것 하나에 몰두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직접 작업하겠다는 괜한 고집을 피워, 책의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찌 됐건, 정식으로 ISBN을 발급받은 책이 나왔고, 이제 나도 책을 쓴 사람이 되었다. 사실, 뭐 요즘엔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라 책 만든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그 뿌듯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내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어본다면, 이 책을 슬며시 건네며 나를 설명하고 싶다.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2년 전, 내가 책을 출판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니 책을 누가 사서 보겠냐?'며 말했던 몇몇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자, 여기. 내가 만든 책이야.




ps. 책 제작에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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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나는 왜 시골을 돌아다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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