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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살아내겠습니다

by 정영의



이른 아침 보슬비가

운동화 코끝을 적시는

잿빛 하늘 아래에서도


우천시 비행 훈련에

무겁게 젖은 날개깃을

탈탈 터는 새들처럼


꽃 색깔을 죄다 합쳐도

초록 하나 못 당하지만

풀밭 아닌 꽃밭이라 우기며


불쑥 나온 실언이

머리맡에 지켜서서

어둑한 새벽 단잠을 깨워도


비취빛이든 노을빛이든

어떤 하늘 아래에서도 나는

힘껏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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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