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음이 감사하고 헤어짐은 마땅히 아플 것이렸다
알싸한 추위를 온도하는
바람은 그 시절 가을 소풍을
떠올리게 한다
혼자 도시락 먹을 게 뻔해서
진짜 싫은 날이
소풍 날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엄마의 도시락은
놓칠 수 없었다
드시라고 초콜릿 네 개를
사서 책상에 올려두었는데,
하나는 나에게 돌아온다.
받을 권리에 대한 생각을 한다.
돌려 줄 권리에 대한 생각을 한다.
쉽게 말해
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생각을 한다
마음을.
준.
다는.
것.
상대방은 기획하지도
않은 일을
내가 해내겠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은
가질 의도가 없는데
주섬주섬 주겠다는
본인의 입장이었다..
타인의 타인
의
자
격으로
어디까지
그를 위한다 하지만,
얼마만큼 위할 수 있느냐는
본인의 개인 사정으로
한정되는 방식으로
항상 당신을 생각한다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
당신을 생각한다는 자기 기만까지
고려하면,
내 어찌 항상
그대만
을
생각
했
는지
싶다.
여유있
을 때
생
각할
사람이
필요한
것.
인지.
에 대한 생각을 한
다
그리하여 증명하겠다
는 사랑이
얼마나 순
수할 수 있
을 지에 대한 생
각을 하며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겠다는 말에
자신이 먼저 죽으면
내가 죽었다는 걸 어떻게 아냐고
말하던 사람을 떠올린다
맞는 말이었다.
로맨티시즘을 종용하던 나에게
일침을 가한
그 대상을 사랑하던 시절이
해를 거듭해 멀어지고
고향 땅
부모님 댁에서
아파트 산맥을 바라보며
에드워드 권의
Give my love를 듣는다
사랑.
하지.
살기도 해야 하는 자로서
사랑과의 끝없는
숨바꼭질을 하는 방식으로
그러한 미로 속에서도
매일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보장하는
미필적 선물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 순간에 그대가 정색을 입고 만약
당신을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장면을
상상한다
많이 아프겠지 그러나
많이 울겠지 그러나
사는
대가가 죽음이듯
사랑하는
대가가 이별이기에
묵묵히
그대를 만났음에
우선 감사하기로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