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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Apr 19. 2024

영원회귀의 비밀

지갑에 만 원짜리가 대여섯 장 있는가?

그렇다면 지저분한 것 먼저 사용하는가

아니면 깨끗한 것 먼저 사용하는가


일반적으로 허름한 것들을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갑에서 가장 지저분한 지폐 먼저 사용할 것이다.

오늘 지저분한 지폐를 서둘러 사용해버려야

내일은 깨끗한 지폐가 남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 사람의 행복이다.


일반적으로 새것을 서둘러 손에 넣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갑에서 가장 빳빳한 지폐 먼저 사용할 것이다

내일은 조금 낡은 지폐를 사용하게될 지 몰라도

오늘만큼은 가장 근사한 지폐를 사용해보고 싶은 것이 그 사람의 행복이다.


두 부류의 사람 모두 각자의 행복이 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오늘 속에 각자의 행복은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그 사람의 행복은 내일을 기약하는 행복이다.

오늘 하루가 고통스러울지라도

내일은 반드시 오늘보다 나은 희망이 찾아온다는 것을 안다

내일은 그 이후의 이어지는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는 행복을 낳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행복은 계속 이어진다.


후자의 경우 그 사람의 행복은 현재를 느끼는 행복이다

내일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오늘 하루를 왕처럼 편하게 지내고자 한다

내일은 또 내일 발생하는 그 시간의 오늘을 체감하는 행복을 낳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행복은 계속 이어진다.


행복은 이렇게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우리는 무조건 현재를 피부로 느끼면서 사는 것이

행복의 가치를 전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희망을 행복으로 여기면서 사는 사람 또한

정신적인 행복의 극치를 느낀다


그러므로 행복은 현재냐 미래냐에 달려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일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며

그 쳇바퀴를 나에게 어떠한 도구로 사용할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쳇바퀴는 피할 수 없다

무조건 거기에 또 올라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쳇바퀴는 과연 어떠한 도구인가

등 떠밀려 올려 태워지기 직전에라도

그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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