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림은 틈새다
의식의 세계가 바뀌는 순간이다
마치 하나의 대륙이 다른 대륙을 만나서 생기는,
커다란 지진 같은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일정한 관념세계에 머물다가 다른 관념의 세계로 건너간다.
일상의 매 순간이 그러한 정신적 도약인 것이다.
바로 그 도약의 순간,
하나의 대륙과 다른 대륙 사이의 낭떠러지를 건널 때,
의식은 잠시 주춤거리면서 비어있게 되며,
주변에서 맴돌던 생각이 그 틈새를 비집고 돌연하게 침입한다
세상의 수많은 현자들의 창의성은 그때 태어났다
난데없고 의도하지 않았던 번뜩임.
밥 숟가락을 놓고 일어서는 순간
읽던 책을 덮고 기지개를 켜는 순간
집 문을 열고 산책을 나서며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신이 재채기를 하고
자연이 눈을 깜빡인다.
그러므로 멍 때리라
하릴없이 멍 때리라
오로지 그것만이 당신을 틈새의 차원으로 인도하고
그곳에서 창의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