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뭔가 좀 답답해 숨을 쉬고 있어도 숨이 막혀 호흡이 가뻐
하루가 멀다 하고 넘어지기에 바뻐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러
분명 휴식이 필요해 숨 쉴 공간이 필요해 좋은 대화가 필요해
나쁘지 않은 낯설음과 느리게 가는 그 시간과 좋은 술 한잔이 필요해
우리 지금 이대로 떠나버릴까 잠시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날까
어디든 좋으니까 잠시 다 잊고 우리 지금 이대로 떠나버릴까 그래 버릴까
Nell [희망고문] 中
누군가 괜찮냐고 물어온다면 우리는 습관처럼 괜찮아로 답한다. 그 순간마다 나는 기계적으로 괜찮다고 대답하던 중학교 영어 시간이 생각난다. 정말로 괜찮은 지는 알 수 없다. 어느새 이 질문은 나중에 밥 한번 먹자 정도의 무게가 되어버렸으니까. 다시 한번 묻는다. 정말로 괜찮은가, 그대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순조로운가. 나는 종종 남에게는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각자의 집에만 돌아가면 그렇지 않아지는 수많은 연기자들을 발견한다. 왜 그렇게 상세히 알고 있냐면, 나도 그들 중 하나였으니까.
분노와 질투와 화는 많아지고, 공감과 배려와 이해는 사라져 가고 있다. 사회는 후자 쪽의 사람을 원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의 이력서엔 공감, 배려, 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을 들어가 보면 온통 부정적인 뉴스들이 검색어 순위에 가득 차 있다. 그게 아니라면 초특가 등과 같은 단어가 들어간 광고이거나. 어쩌면 매일 보는 이런 뉴스들 때문에 이 사회가 점점 싫어지게 되는 건 아닌지.
마음치유학교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배제하고,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던 사람과 1시간 동안 공원을 거닐며 대화하는 속마음 산책이라는 것을 진행했다. 참여하면서 놀랐던 건, 우리는 생각보다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도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응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이고, 이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나누기만 해도 서로의 마음이 한풀 가벼워진다는 것이 느껴졌다. 첫 만남의 낯섦은 오히려 서로가 솔직해질 수 있게 만든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는 서로 간의 맹점을 만들어 볼 수 없는 부분이 생기고,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만들어낸다. 그날 우리는 한 시간 만에 헤어졌지만, 우리가 나눈 대화의 여운은 한 시간 만에 없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의 괜찮지 않음을 소상히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의 괜찮음이 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꿈꿔본다. 단언컨대 아픔은, 그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기에.
이따금씩 머리에 생각이 가득 찰 때면 옥상에 올라가 저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토록 행복해 보이던 너도, 그토록 불행해 보이던 나도 위에서 내려보면 모두가 같은 한 점일 뿐이다. 저 멀리서 바라보면 별 것 아닌 것들. 그러나 가까이에서 보면 그 무엇보다도 크게 느껴지는 것들. 우리는 서로 간의 대화에서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서 듣고, 동시에 떨어져서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옥상은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처음 타봤던 비행기, 창가 틈새로 지나가는 구름들을 쳐다보던 그때의 기분을 생각나게 한다. 마치 어딘가로 떠나는 듯이, 평소 짊어지고 있던 고민들은 별 것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고민 가득 찬 연기 같은 한숨을 내뿜고, 바람은 그것들을 온 세상으로 흩뿌린다. 하늘을 나는 새들은 가볍기에 높게 뜨지만, 나는 이곳에서 높게 뜨기에 한풀 가벼워진다.
다시 현실로 이륙할 준비를 한다. 여전히 나는 괜찮지 않다. 그러나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그 이유를 말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