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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여자를 두려워하는가?(1)

남미의 모계사회, 왜 남자는 여자를 떠나는가?

모계사회, 코스타리카

 

지인 중 코스타리카에 선교사 사역을 하기 위해 갔다가 잠시 귀국했을 때 내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는 그곳에서 선교사 사역을 하기 위해 자동차 정비소를 차렸다.

정비소에 만난 단골들을 중심으로 선교사 활동을 넓혀 나갔다.

차츰 그 지역에 영향력 있는 위치에 서게 되면서 몇몇 사람들이 선교사의 집에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이 선교사의 집에 들러을 때 가장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거실 벽에 걸려 있는 선교사 부부의 결혼사진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궁금해하는 것은, 어떻게 두 남녀가 만나서 그렇게 오래 살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눈이 맞아 함께 살 수는 있지만, 왜 평생을 살겠다고 맹세까지 해 가면서 결혼식을 올려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코스타리카는 대부분이 가톨릭을 믿지만, 일부 원주민 사회와 전통적인 공동체는 모계제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결혼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나라의 일부 문화에서는 결혼보다는 협력적인 동거를 선호하며, 남성과 여성이 동반자로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문화적 배경에서 결혼사진이나 결혼의 개념은 이들에게 생소할 수 있다.

결혼이라는 영구적 결합이라는 서구적 개념은 이들에게 낯설고, 우리나라 결혼문화처럼 한번 결혼하면 까만 머리 파뿌리가 되기까지 함께 살기를 다짐한다는 것도 의아하게 여겨질 수 있다.


모계사회, 남자는 왜 여자를 떠나나?

그 선교사의 말에 의하면, 코스타리카 외에도 남미에는 모계사회인 나라가 많다고 한다.

현재 남미의 모계사회에서는 여자는 가정을 책임지고, 남자가 그 집에 들어와서 일정기간 함께 지내며 아기를 낳고 아기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떠나는 패턴을 반복한다고 한다. 

여자는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와 관계를 형성하고, 여러 남자와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아이를 양육하게 된다.

이는 여성이 가정과 공동체에서 강력한 지위와 연대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모계사회에서 여자는 모성성을 넘치도록 발휘할 것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모성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남자가 아무리 별로라 해도, 아무리 못나고, 아무리 능력 없고, 아무리 못되어 먹었고, 아무리 상처와 결핍이 많다 할지라도, 다 받아주고 커버해 주겠다는 말이다.


모계사회에서 유능한 남자는 여자의 두 가지 측면을 만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첫째는 남자가 여자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성적 동반자로서의 역할이며, 

둘째는 남자는 처음에는 여자의 모성성의 돌봄을 받지만, 차츰 여자의 여성성을 이해해야 하며 그에 부응하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와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여자가 남자에게 모성적인 관용을 베풀지만, 그 안에서도 일정 시점이 오면 여성이 자신의 여성성을 통해 남성의 결점과 부족함, 그로 인한 관계적 실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러한 시점이 오면 남성은 떠날 준비를 한다. 

남자에게 여자의 모성성은 보호막처럼 느껴지지만, 여자의 숨겨진 여성성이 점차 드러나면서 남성이 지닌 불완전함과 그동안 여자가 참고 지내왔던 남자의 각종 ‘비리’들이 폭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자의 여성성은 진실을 드러내며 남자와 함께 지내온 시절에 대한  새롭게 평가하는 시선을 가져오며, 남자의 비리를 하나하나 드러내게 되면서 남자는 순간순간 모성성에서 여성성으로 돌변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끔찍함을 경험한다. 


남자는  더 이상 남자로서의 정체성에 손상을 당하고 싶지 않아 여자를 떠나게 된다. 

남자는 자신의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은 채 여자의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면 여성성을 끔찍한 것으로 경험하게 된다. 

 

결국 남성은 더 이상 여기에 머무르기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도 자신 안에 있는 여성성을 발달시켜야 한다.

남자는 자신의 여성성을 발달시킬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채 여자의 여성성을 충족시켜 주기에 한계를 느끼면서 여자를 떠나게 된다.


남자에게 있어 여성성은 너무나도 생소한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알지 못하는 이유, 결혼하여 50년을 함께 살아도 서로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이유는 바로 남자가 여자의 여성성을 이해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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