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잘 될 거야. 무책임한 말이지만, 혹시 모르니깐."
노래 | 호시노겐, Eureka
매년 초에 보는 신년사주를 올해는 보지 않기로 했다. 올해는 승진, 유학 준비 등 다른 해에 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 해다. 그럼에도 보지 않기로 한 이유는 단 하나다.
“미리 알아서 뭐 하나.”
쿨한 척 사주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1월은 인사이동이 있어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사주대신 선택한 것은 타로였다.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너럴 타로. 따로 구독을 해서 보는 것은 아니고, 자기 전 알고리즘에 뜨면 꼭 들어가 보는 식이다. '당신에게 곧 있을 행운을 알려줄게요.' 나 '당신에게 일어날 새로운 일' 정도일까나.
매번 비슷한 주제이지만, 항상 나오는 말들이 다르다. 승진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금전운이 있기도 하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기도 한다. 지금 있는 부서가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라는 말이 있기도 하고. 지금 상황에 들어맞는 말이 있으면 간절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잠이 든다. '평생의 반려자'나 '금전운'은 가당키나 하나 싶지만, 혹시나 싶은 마음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 뭐가 됐든, ‘어쨌든 좋은 일이 있으려나. ’ 하는 마음으로 잠이 든다.
1월 28일. 호시노겐의 신곡 ‘Eureka’가 발매되었다. 설 연휴, 오전 느지막한 시간에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 노래를 틀었다. 겨울 아침에 어울리는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너는 잘 될 거야. (君はうまいくだろう)’
‘무책임한 말일지라도. 혹시 모르니깐. (無責任な言葉でも、わからないもので)‘
귀에 슬며시 들어온 담담한 호시노겐의 목소리에 눈물이 왈칵 터졌다. 매일 밤 유튜브 알고리즘에 비슷한 타로들을 보며 듣고 싶었던 말은 단 하나였다. 어찌 됐든 '너는 잘 될 거야.' 무책임해도 좋다. 오히려 무책임해서 좋다. 무책임한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 응원해 주기 바랐다.
힘들지라도, 슬플지라도
그래도 ‘너는 잘 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