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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라디오 | 호시노겐의 올 나이트 닛폰

by 규민

라디오 | 호시노겐의 ALL NIGHT NIPPON


수요일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되는 심야 라디오. 호시노겐의 올 나이트 닛폰.

호시노 겐은 가수 겸 배우 겸 작가까지 하고 있는 소위 만능 엔터테이너이다. ‘니게하지(도망가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대히트로 배우와 가수로서 입지를 굳혔으며, 생명의 차창 1권에 이어 작년에 2권을 내며 작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언제나 작품과 작사, 작곡 활동으로 바쁜 그의 일상과 소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호시노겐의 올 나이트 닛폰이다. 늦은 밤 진행되는 라디오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링크가 차단되어 있기에 다음날 스포티파이에 공개되는 것을 챙겨 듣는 식이다.


‘도-모 곤방와. 호시노겐 데스.’

아쉬운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출근길. 호시노겐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답한 한 주를 시작한다. 호시노겐의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보통 월요일과 화요일, 출근길 15분 남짓과, 퇴근 후 요가원을 가는 30분 남짓의 시간이다. 한 시간 삼십 분 정도다 보니 두 번의 출근과, 요가원 왕복을 하면 라디오가 끝난다. 라디오는 보통 그의 소소한 일상, 한 주의 테마에 관한 청취자들의 메일, 청취자들이 직접 만든 징글 그리고 니세아키라의 고민상담으로 진행된다.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며,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가진 사람이지만,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그의 자그마한 일상들에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컴퓨터를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고, 야구에 흥미가 생겨 구단에 상관없이 야구 동영상을 챙겨보며, 닌텐도와 같은 새로운 게임의 발매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그의 일상을 듣고 있으면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진행자는 호시노 겐 혼자이지만 스태프들과의 가벼운 잡담과 청취자들의 짓궂은 메일들과 함께 매주 하나의 라디오가 완성된다.


그의 라디오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마음이 꽉 막힌 하루일수록 더더욱 찾아 듣는다. 혼자 공부해 온 일본어가 완벽하지 못한 탓에 그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더더욱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의 말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르고 골라 듣는다. 마치 자갈 속에서 매끈하고 동그란 돌멩이를 찾는 마음으로. 매끈한 돌멩이를 손에 꼭 쥐고 동글동글 굴리다 보면 어느샌가 꽉 찬 것들이 조용히 가라앉아있다.


라디오는 끝이 없다. 한 주가 끝나면 또 다른 한주가 시작된다. 아무리 숨이 턱턱 막히는 일주일이었어도 라디오는 다시 이어진다. 그렇게 호시노겐의 올 나이트 닛폰은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늦은 밤 언제나와 같은 ’도오모 곤방와 호시노겐데스.‘ 인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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