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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Feb 13. 2023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37

미국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기

두 번이나 실패해서 잔뜩 긴장을 하고 시험을 보았던 CBEST를 세 번 만에 통과를 했다.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나도 이제 미국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원이 생긴 학교로 가서 하루 동안 일을 하면 되니 아무래도 하루에 3시간만 보조교사보다는 업무 시간이 길었고 보수도 더 괜찮았다. 아직도 영어에는 자신이 없긴 했지만 아이들을 다루는 것은 나름 자부심이 있는 편이어서 별 무리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기간제교사로 일을 받기 위해서는 결원이 생겼을 경우 전화로 자동으로 걸려 오는 시스템에 업무수락 여부를 확인된다.  일단 업무수락을 하면 당일 배당되는 학교로 출근을 하고 주어진 교수-학습 계획서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주로 선택을 하였고 이 기간 동안 다양한 학급을 경험하면서 미국의 학교, 교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비록 하루동안만 만나는 학생들이지만 6시간을 함께 있으려면 이들의 마음을 얻을 필요가 있었다. 나는 색종이며 사탕 등을 준비했고 주어진 교수-학습계획을 소화하고 남는 시간이 있으면 이 아이들이 평소에 접하지 못한 경험을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종이접기를 가르치거나 그날 배운 것들을 퀴즈로 내고 사탕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것들을 아주 좋아했는데 이것 때문에 예상치 못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주어진 일만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괜히 아이들과 예정되지 않은 활동을 해서 주어진 계획안을 충분히 가르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불평이 그것이었다.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교실을 비운 담임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학교에서 기간제로 일을 하는 것이 보조교사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여러모로 좋았지만 언제까지나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한국은 초등교사가 되려면 교육대학교나 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를 반드시 나와야 하지만 미국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2년간의 교사양성과정을 수료하면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는 구조다. 교사양성과정의 많은 수업들은 교육학 등의 석사과정과 중복이 되기도 해서 교사자격증과 석사를 함께 하는 사례도 많다. 


집과 가장 가까운 대학에서 교사양성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교를 찾아갔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담당자가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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