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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광수 Oct 12. 2020

솔직함

박소은의 '일기'를 들으며 

몇 달 전 우연한 기회로 대학에 글쓰기 강의를 나갔다.(꼴에) 거기서 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얘기를 했다.


여러분,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 사실 다 잊으셔도 돼요. 솔직하게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심지어 문장이 틀려도 솔직하게 쓴 글은 남들이 알아보는 법입니다. (나는 키보드만 잡으면 순도 100% 솔직함으로 사회에 대한 불평불만을 표출하는 못난이가 돼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가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겨운 노래가 있다고 치자. 그 이유는 멜로디나 편곡의 방식 때문일수도 있지만 가사 때문일 확률이 크다. 진심이라고는, 솔직함은 하나도 없는 하품 나오는 표현들이 3분 30초 내내 나온다면? 그런 노래를 도대체 누가 듣고 싶어한담.  


박소은의 음악은 솔직해서 좋다. 나는 그 중 '일기'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이 가사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날 혼자 두지마 아니 그냥 내버려둬 아냐 사실 잘 모르겠어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나는 원래 이렇게 갈팡질팡 내 마음도 모르는 시시한 인간이라고 말하는 솔직함과 당당함. 이렇게 제멋대로인 나지만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달라는 그 마음을 노래할 수 있는 박소은씨의 태도가 멋지다. 우리 모두 갈팡질팡 내 마음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노래 가사에 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다. 


솔직하게 쓰인 곡이다. 오래도록 내 플레이리스트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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