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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준호 Jun 21. 2020

농부 흉내 내기

채소 모종으로 텃밭에 시동을 건다

예전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어부들만 일기예보에 민감한 줄 알았었다. 그런데 농부 또한 날씨의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작년에 터무니 없이 일찍 서두르는 바람에 텃밭 원예 작물들이 잘 자라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려 올해에는 좀 느지막하게 심으렸더니 날씨가 따뜻해지고 일기예보에서도 더는 추위가 없을 것이라 하여 텃밭용 작물을 심기로 했다. 마침 비가 온다는 예보까지 있어 적기라고 보고 어제 모종을 사다 심었다.
 고추, 가지, 오이, 참외, 수박, 토마토.방풍나물...
 
 아침에 일어나니 봄비가 추적추적 내려 대지를 촉촉히 적셔 놓았다. 텃밭의 모종들은 비를 맞고 곧게 서서 파릇파릇하다. 일기예보에 따라 때맞추어 잘 심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밤새 내린 비를 맞고는 일전에 심은 열무도 예쁘게 고개를 내밀었고, 상추도 쑥쑥 잘 자란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나도 하늘을 바라보는 농부 흉내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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